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Parse의 인간되어감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발달장애아 어머니 삶의 체험의 구조를 밝힌 질적연구로 참여자들이 서술하는 고통 체험의 본질을 인간되어감 이론에 따라 해석하는 현상학적-해석학적 접근법과 ‘너와 나의 대화(dialogical engagement)’, ‘추출-종합(extraction-synthesis)’, ‘발견적 해석(heuristic interpretation)’의 세 과정을 포함하였다[
13,
14].
2. 자료수집
1)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아동을 둔 어머니로 삶의 체험을 대화나 글을 통해 충분히 표현할 수 있고, 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연구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자 선정조건으로 하였다. 또한 연구자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자를 대상자로 포함 하였다. 참여자 수는 2~10명이 적합하므로 참여자 경험이 반복되는 자료가 포화에 이를 때까지 하였으며 그 결과 최종 대상자는 9명이 편의표집되었다.
2) ‘너와 나의 대화(dialogical engagement)’ 과정
본 연구자는 2023년 7월 14일부터 9월 24일까지 개별 면담을 통해서 참여자의 체험을 수집하였다. 면담은 내용이 녹음되며 녹음된 자료는 일정 기간 보관된 후 복원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폐기됨을 알리고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서면에 동의한 후 진행되었다. 면담은 회당 최소 40분에서 90분간 진행되었고 참여자별 2회씩 면담하였으며, 면담 내용은 핸드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면담질문은 개방형 질문으로,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자녀가 발달장애를 진단받은 후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이 지금의 삶과 어떻게 관련이 있나요?’,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스트레스가 지금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등의 질문 내용을 포함하였다. 과거와 연결된 현재의 전반적인 상황을 서두로 하여 최종적으로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바람 등을 포함하였다. 연구자는 면담 직후 녹음된 내용을 반복해서 경청하고 필사한 후 분석하였으며, 새로운 주제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대상자를 포함하였다. 면담 일정과 장소는 5~10일 전에 사전 협의하여 정하고 면담 1일 전에 전화나 문자로 일정을 재확인하였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가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직장 주변의 조용한 카페, 참여자 집 주변의 카페 등이었다. 면담 시 참여자의 중요한 특징과 비언어적 표현은 연구노트에 빠짐없이 기록하고, 참여자들이 체험된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 면담 내용 분석 결과 새로운 내용이 나타나지 않고 자료가 포화되었을 때 참여자 모집을 종료하였다.
3.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23****0019)을 받은 후 실시되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연구 진행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철회가 가능함을 알렸다. 또한 참여자의 익명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노트, 음성 파일 자료 및 면담 기록지를 코드화하였고, 암호 파일로 별도 보관하였다. 수집된 연구 관련 기록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9조 및 시행규칙 제15조에 따라 연구가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3년간 보관하고 이후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모든 자료는 파기할 것이며,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참여자 비밀을 보장하는 것 등에 대해 참여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모든 참여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소정의 답례품을 제공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는 Parse의 인간되어감 연구방법[
13,
14]의 자료분석 과정에 따라 분석되었다. 인간되어감 연구방법은 인간-우주-건강의 상호관계에서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체험의 구조를 밝히는 과정으로 현상학적이며 해석학적인 접근방식이다. 따라서 발달장애아를 둔 어머니의 삶 체험의 본질을 발견하기 위해 인간되어감 이론의 관점에서 현상학적 접근방식으로 자료를 해석하였다[
14]. 본 연구에서는 변화된 Parse의 연구방법론[
13,
14]을 적용하여 ‘추출-종합’, ‘발견적 해석’과 ‘발견적 해석’에서의 ‘은유적 드러남(metaphorical emergings)’을 추가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추출-종합(extraction-synthesis)’ 과정
‘추출-종합’ 과정은 체험에 대한 구조를 형상화하기 위해 과학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각 참여자와의 대화에서 나타난 현상에 대한 핵심 사상으로부터 이야기를 종합하는 과정으로 녹음된 내용에 주의 집중하며 함께 하는 과정을 가졌다. 또한 의미의 일관성을 고수하며 체험의 의미를 도출하고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과거, 현재의 순간,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를 동시에 체험하는 역설적인 삶의 구조로 연구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연구자는 ‘너와 나의 대화’ 과정을 통하여 녹음된 고통 체험에 관한 모든 내용을 여러 번 반복 청취하며 직접 기록한 다음, 녹음된 내용을 다시 원자료와 비교하였다. 그리고 참여자의 이야기에서 발달장애아를 둔 어머니로서의 삶 경험에 관한 자료에 밑줄을 긋고, 대화의 내용에 몰두하면서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추출-종합 절차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갔다. 첫째는 참여자의 언어(participant’s language)에서 경험의 핵심 사상을 추출하고 이를 개념화하여 연구자의 언어(researcher’s language)로 종합하였다. 둘째는 연구자의 언어로 종합된 내용에서 미학적 진술인 언어-예술(language-art)을 만들었는데 이는 연구자의 언어 내용에 있는 핵심 사상을 종합하는 것으로 연구자에 의해 개념화된 미학적인 진술이다. 셋째는 참여자의 종합적 언어-예술에서 핵심 개념(core concepts)을 추출하였는데 이는 참여자의 언어-예술의 중심 의미를 포함해서 글로 쓴 것이다. 넷째는 추출된 핵심개념을 삶의 체험의 구조(structure)로 종합하는 단계로 여기서 구조는 연구자가 핵심개념을 종합하여 개념화한 진술로, 이상의 과정을 거쳐서 진화된 ‘구조’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2) ‘발견적 해석(heuristic interpretation)’ 과정
발견적 해석은 체험의 구조를 Parse의 인간되어감 이론과 연결시키는 과정으로, 논리적이고 추상성이 높은 창조적인 단계이다. 이 과정은 구조적 전환(structural transposition), 개념적 통합(conceptual integration), 은유적 드러남(metaphorical emergings) 및 예술적 표현(artistic expression)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자는 구조적 전환을 위해 참여자의 삶의 체험 구조를 더 높은 수준의 추상성으로 전환하였고, 개념적 통합을 위해 인간되어감 이론의 개념을 사용하여 삶의 체험 구조를 구체화하였다. 또한 은유적 드러남을 위해 삶의 체험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각 참여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그림 혹은 짧은 글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적인 언어를 기술하였다. 마지막으로 예술적 표현을 위해 연구자는 시, 조각품, 그림, 음악, 은유, 활동, 사진, 비디오/오디오 기록 그리고 다른 예술적 형태를 이용하여 참여자의 체험의 의미를 탐색하고 표현하였다[
14].
5. 자료의 엄격성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1985)가 제시한 질적연구 평가 기준에 따라 신뢰성(credibility), 적용가능성(transferability), 확실성(depend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고려하여 연구의 엄밀성을 확보하였다.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뷰 중 연구자가 원하는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은 최대한 배제하고 연구참여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주관과 편견을 배제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적용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구참여자의 구술 내용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였다. 확실성 및 확인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이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여러 차례 수정하였으며, 수집된 자료와 분석 결과를 참여자와 공유하고 면담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또한 연구자는 간호학을 전공하고 질적 논문을 쓴 간호학 교수 1인에게 참여자들의 진술과 연구자의 추출-종합과정, 언어-예술 및 핵심개념의 도출이 정확하게 기술되었는지, 일관성 있게 추출되었는지에 대해 평가받고 핵심개념 중 ‘진단으로 인한 부정, 좌절, 혼란, 고통, 원망, 죄책감의 혼재’와 ‘새롭게 진단에 의미를 부여’는 참여자의 진술이 명료하게 전달되지 않아 ‘발달장애 진단 부정과 좌절, 혼란, 죄책감으로 인한 고통’과 ‘자녀의 진단에 새로운 의미부여’로 기술을 수정하였다.
본 연구자는 질적연구 수행을 위해서 질적연구 강의를 3학점 총 45시간 수강하였으며, 질적연구 학회 및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또한 연구자의 자질을 키우고 연구주제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기 위해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체험이라는 질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관련 서적과 자료를 탐독하였다.
논 의
본 연구에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체험에 대한 발견적 해석의 결과는 4개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그 구조적 전환과 이론적 수준의 개념적 통함, 은유적 드러남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핵심개념인 ‘발달장애 진단 부정과 좌절, 혼란, 죄책감으로 인한 고통’에서 ‘고통’은 참여자들이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을 부정하고,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완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녀의 성장에 한계를 인정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대에 대한 좌절감으로 고통을 느끼며, 임신 기간이나 양육과정에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는 견해이다. 이는 발달장애아 어머니가 자녀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을 때 무시함과 받아들이지 못함의 ‘부정기’를 거치며 삶의 의미를 잃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거나 주변 사람들과 벽을 쌓는 ‘방황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17], 자녀의 장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질책하고 죄책감, 자기모멸감 등에 빠진다는 일부 연구결과와 유사한 내용이다[
18,
19]. 이러한 첫 번째 핵심개념은 ‘발달장애 진단 부정과 죄책감’으로 구조적 전환을 하였는데 이는 사전연구[
17-
19]에서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을 부정하고, 완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결국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게 되고,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으며 스스로를 질책하고 죄책감을 가진다는 연구결과들을 지지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그냥 좀 늦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감기처럼 약을 먹으면 나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일하느라 바쁜 엄마로 애가 정서적으로 좀 안 좋나?”, “자폐라고 생각이 든 순간부터 임신했을 때 과정, 출산과정, 괜히 남편 가족에 혹시 장애가 있나?”, “혹시 내 산후우울증 때문에”라며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을 부정하고 여전히 완치를 기대하며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며 죄책감을 토로하였다. 이론적 수준에서, 첫 번째 개념을 Parse의 인간되어감 이론의 ‘언어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연구자와 진정한 함께함을 통해 진솔한 심경을 말하거나 침묵하고,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고, 한숨 쉬며 눈물을 흘리는 등의 비언어적인 표현과 함께 자신의 숨겨진 고통과 감정을 거침없이 토로하였다. 발달장애아 어머니는 자녀의 진단을 받아들이면서도 자녀의 장애를 어머니인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질책하며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과 우울 등의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는 선행 연구들[
20,
21]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발달장애아 어머니가 자녀의 진단을 알게 되는 초기 단계에 충분히 감정을 드러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발달장애아 어머니 상담간호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 임상에서 상담을 위한 전문간호 인력 양성과 배치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에서도 발달장애아의 성장 과정을 지원하고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양육 관련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관리가 요구된다.
두 번째 핵심개념인 ‘희망없는 미래와 부정적 시선으로 인한 상처’는 참여자들이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으로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양육의 부담을 가지며, 그로 인한 시간 제약, 사회적 낙인과 단절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느낀다는 견해이다. 이 핵심개념은 ‘부정적 미래와 사회적 낙인’으로 구조적 전환을 하였다. 사전연구[
19]에서는 발달장애의 특성으로 아이의 어머니는 개인적 시간 활용이 힘들며, 사회적 활동, 여가생활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고립감[
22]을 느끼며, 주위의 부정적 시선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고, 죄의식과 자책감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양육 스트레스가 심화 된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그래서 바깥 활동을 안하는 편이에요.”, “좀 막연했어요, 앞날이...”, “아, 내가 이 사람들의 선입견을 감당할 힘이 없고...”, “이 상황 끝까지 갈 수 없다는 한계가 느껴져요. 나의 시간적 한계가 제일 큰 부분이에요.”, “인생을 그냥 패배자라고...”하는 표현과 함께 자신의 부정적인 미래, 자녀 양육으로 자신에게 할애할 시간의 제약,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상처 등을 토로했다. 이론적 수준에서, 이 핵심 개념은 Parse의 인간되어감 이론의 ‘가능-제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주양육자로서 발달장애 자녀의 치료와 양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한편 기존의 자신의 삶은 돌보지 못하는 시간적 제약과 주위의 부정적 시선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심경을 표출하는 과정 중에 다른 가족들과 공유하지 못했던 자신의 힘듦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도 발달장애 자녀나 다른 가족들에 대한 수치스런 일들은 소극적으로 이야기하였다. 따라서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우선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발달장애인 부모 지원 서비스인 발달장애인 ‘부모 상담 지원’과 ‘가족 휴식 지원사업’은 단기적인 일회적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므로[
21], 중장기적 서비스로 사회적 지지망을 확대해 나가고, 수시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여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존감이 회복되도록 도와야 한다.
세 번째 핵심개념인 ‘자녀의 행복한 미래 추구’는 참여자들이 발달장애 자녀로 자신의 삶이 부정적일 거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정의 소중함과 현재에 만족하는 삶, 오롯이 자녀의 행복을 우선하는 생각과 함께 사랑하는 자녀의 자립을 바란다는 견해이다. 이 핵심개념은 ‘궁극적인 목표로서의 자녀의 행복한 미래’로 구조적 전환이 되었다. 선행연구[
17]에서도 진단 초기에는 발달장애 자녀로 인해 삶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고통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삶과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고 오롯이 자녀의 행복을 추구하고 현재에 만족하며,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이 확장되고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보고된 바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우리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남편과 이렇게 더 끈끈해지고, 삶이 굉장히 풍부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치료보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게 뭘까 생각해요.”, “내가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살기위해 노력하면서...”, “아이도 내가 끼고 살기보다는 독립할 수 있도록 키우는게 목표에요.” 라며 자녀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던 초기에는 괴롭고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은 자녀의 행복을 바라며 자녀의 장애가 오히려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론적 수준에서, 이 핵심 개념은 Parse의 인간되어감 이론의 ‘가치화’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처음 발달장애 진단을 받고 이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불치의 병임을 알았을 때 죽음과 같은 고통, 슬픔, 괴로움을 경험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녀의 발달장애가 자신의 삶을 새롭게 펼쳐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선행연구[
23]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자녀와 안정적 애착을 형성한 어머니는 자녀의 장애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더라도 이를 회피하지 않고 충격, 불신, 분노, 거부, 실망, 협상 등의 단계를 거치며 결국 장애를 수용하였다. 장애수용은 긍정적인 정서를 일깨워 자녀를 더 잘 이해하고, 가족의 기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며, 심리적 안녕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 참여자들도 발달장애아를 짐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원천이고 가족을 더욱더 끈끈하고 견고하게 묶어 주는 고마운 존재로 여기고 있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장애 아동이나 같은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 아동들과 자신의 자녀를 비교하기 보다는 자녀를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며 행복해지고 점차 자립해 나갈 수 있기를 원하였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발달장애 자녀와 그 가족을 간호사례로 관리하기 위해서 정신간호중재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주거, 재정, 직업, 교육, 법률, 문화, 여가, 결혼 등을 포괄하는 전반적인 개입을 위해 다학제 간 접근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25]. 즉, 지금까지는 사회적 지지로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가족지원서비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확대하여 가족원을 포함해서 발달장애아의 성장발달 단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중재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네 번째 핵심개념인 ‘자녀의 진단에 새로운 의미 부여’는 참여자들이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을 긍정적으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며 고난은 극복 가능하고, 자녀양육으로 미루어 두었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좀 더 앞당겨 도전하게 되었다. 또한 노력으로 가능한 일과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실제 체험하며 자신과 발달장애 자녀를 바라보는 세상의 부정적 시선에 맞서고 견디는 힘을 기르며, 상처를 받아도 스스로를 단련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녀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양육자로서의 삶을 선택하였고, 현재에 만족하는 삶과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기대하게 되었다. 이 핵심개념은 ‘자녀의 진단에 새로운 의미부여와 일상으로의 복귀 기대’로 구조적 전환이 되었다. 자폐성 장애 아동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일 연구[
17]에서도 어머니들은 자녀를 끊을 수 없는 운명의 끈으로 엮어진 분신으로 인식하고, 때로는 놓아버리고 싶은 그 끈을 부여잡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기대치를 낮추고, 비교하지 않으면서 발달장애 자녀를 받아들였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넓어졌으며,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긍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으로 변화되었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현재 상황을 순리로 여기고 과거에는 분노를 느끼며 회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스스로 단련하게 되었고, 장애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원하던 삶을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아직 아이에 대한 해답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살면 그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발달장애 자녀를 인정하고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넓어진 것 같고, 삶이 긍정적이고 풍요롭게 변화된 것 같다고 하였다. 이론적 수준에서 네 번째 핵심개념은 Parse의 인간되어감 이론의 ‘강화성’, ‘독창성’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
26]. 강화성은 위험 가운데 존재하며, 되어가는 방법이 위협을 받아도 지속적으로 자신을 확인하는 힘으로 한 방향을 향하여 나아가는 추진-저항의 리듬이다. 그리고 독창성은 자신을 새롭게 창조해 가는 과정으로 순응-불응, 확실-불확실이라는 역설적인 특성이 있다. 인간은 타인과 비슷해지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독특하려고 노력한다. 즉, 사람은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에 의해 독창성을 발휘하며 독특하게 살아간다[
26].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분신과 같은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으로 죽음과 같은 고통을 경험하며 괴로움과 슬픔, 그리고 아픔으로 힘겹지만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된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하며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참여자의 이러한 신념은 여러 관계에서 추진-저항을 시도하며 자신의 삶을 강화시켜 나가고,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으로 순응-불응, 확실-불확실을 경험하며 삶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창조해 나가며 삶을 더욱 견고하게 구성하게 한다. 따라서 이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야 하므로 먼저 자신들이 서비스 지원 대상자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지원하는 정신간호중재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체험은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희망을 소망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향해 현재를 초월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들과 진정으로 함께하는 정신간호 영역에서의 새로운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발달장애아 어머니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맥락에서 독특한 삶을 체험하며 스스로 의미를 탐색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지원을 계획하고 중재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부터 다양한 정신간호사업을 시도하고 통합해 나가는데 본 연구결과가 중요한 토대가 되리라 본다.
결 론
본 연구는 Parse의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체험에 있어 의미와 구조를 확인하고자 시도되었다.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삶의 체험은 사랑하는 자녀의 발달장애 진단을 부정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녀의 성장한계에 부딪히면서 죽음과 같은 고통, 괴로움, 죄책감을 느끼고, 발달장애 자녀로 인한 자신의 부정적인 미래와 세상의 차가운 시선으로 낙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며 삶이 힘겨워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오롯이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소망하며 살아가게 되면서 자녀의 진단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계획하는 매우 복잡지만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삶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자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와 공동 초월하며 인간되어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연구과정에 발달장애아 어머니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다차원적으로 구성하며, 함께 현재를 초월하고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는 존재로 인간되어 감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Parse의 인간되어감 방법이 단순히 연구를 위한 방법을 넘어 발달장애아 어머니가 삶의 전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간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간호사가 발달장애아의 주양육자인 어머니의 삶의 체험을 이해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며 인간되어감의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그들이 체험을 승화하고 성장하는 갖도록 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의 삶의 현장에서 그 의미를 찾고 일상에서 체험하는 율동적인 패턴을 삶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며 함께하는 것이 발달장애아 어머니를 폭넓게 이해하고 실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결과는 일 지역의 일부 참여자들을 편의표출하여 도출한 결과이므로 앞으로 반복 및 확대연구를 통해 여러 계층과 지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아 어머니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경험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와 그 가족을 위한 정신간호 영역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진단 초기에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정서적 지원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간호상담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돌봄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발달장애아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자존감이 회복되도록 충분한 심리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리고 참여자와 그 가족의 사회적 고립감이 해소되도록 지역사회 지원체계와 연계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발달장애아 가족이 전향적으로 자녀의 치료와 교육을 계획하고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정보제공 및 서비스 이용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