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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Psychiatr Ment Health Nurs > Volume 31(4); 2022 > Article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돌봄 경험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nd out the meaning of self-care experiences of family members of mentally ill patients and describe its essential structure.

Methods

The Giorgi's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ology was used. Six families participated in this study. In-depth individual interviews were used to collect data from October to December in 2021.

Results

Five clusters of themes were identified. They were “Selfless life”, “Life on shaky grounds”, “Attempts to escape from the suffering”, “Moving forward on self-care path”, and “Happiness blooming in being together”.

Conclusion

The findings suggest that mental health care professionals should provide educational programs to enable families of patients with mental illness to recognize the necessity for self-care and discover ways to take care of themselves. In addition, it is necessary to develop policies to expand patient management services at mental health welfare centers so that families of patients with mental illness can secure time for self-care.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1995년에 제정된 정신보건법은 수차례 개정을 해 오면서 정신질환자의 입원요건의 강화와 장기입원의 제한을 강조하고 있다[1]. 이는 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치료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와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고 사회복귀를 촉진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정신건강복지법의 개정은 입원 환자의 탈원화를 통한 지역사회로 복귀를 촉진하고 있어 정신질환자가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이 정신질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상황도 증가하고 있다[2].
가정에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환자의 발병 시기부터 치료와 회복의 과정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사회생활의 제약과 가족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우울, 불안과 같은 다양한 심리 · 사회적 문제들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4]. 특히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치료시설이나 자원이 선진국에 비하여 충분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가족들은 더 많은 책임과 부담감을 경험하고 있다[5].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돌봄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정신질환자의 성공적인 치료와 회복을 위해서는 정신질환자 가족의 역할 수행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6]. 그러나 가족들은 환자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신의 건강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되고 이에 따라 가족들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7].
정신질환자 가족과 관련된 연구의 결과들을 살펴보면 정신 증상이나 치료에 대한 정보 부족, 예측하기 힘든 증상의 발현이나 조절되지 않는 행동, 정신장애의 만성적이고 빈번한 재발의 특성 때문에 일생을 관리와 돌봄의 역할에 매여 있어야 하는 보호자의 입장,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오명, 낙인과 같은 부정적인 시선 등을 기술하며 주로 정신질환자 돌봄이 힘들고 지치는 일이라는 경험을 하게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8-11]. 따라서 정신질환자 가족이 환자를 효과적으로 돌보기 위해서는 자기돌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자기돌봄이란 건강을 증진하거나 보존하기 위한 자기 선택적 사고, 감정,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지지하는 본질이며[12],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돕고 보살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개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3]. 그러므로 돌봄 제공자가 자기돌봄을 잘 하는 것 또한 환자 간호를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12]. 자기돌봄 활동이 취약한 환자 가족들은 불안과 우울 수준이 높은 부정적인 건강 관련 경험을 하면서[14] 돌봄 부담으로 심각한 자기돌봄 활동의 위기에 직면한다[16]. 그러나, 가족 돌봄 부담으로 발생하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위험신호를 자각하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족들은 정기검진과 간병인 활용과 같은 공식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15] 스트레스나 긴장이 감소하는 등의 질적인 안녕 수준을 유지한다[17,18]. 따라서 자기돌봄 활동은 가족 돌봄으로 초래되는 사각지대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유용한 대안이다.
정신질환자 가족과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 부담감, 고통, 부정적 인식, 주보호자의 역할과 태도가 정신장애인의 치료와 회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로 다루고 있었고[2,8-11], 정신질환자 가족이 자기돌봄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돌봄 경험에 대한 본질과 구조를 밝혀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돌봄을 이해하고 이를 증진시키는 데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자기돌봄 경험의 의미를 탐색하여 그 본질적 구조를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한 연구 질문은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서 자기돌봄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자기돌봄 경험의 본질과 의미를 그들의 관점으로 탐색하기 위하여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참여자는 대구, 부산에 소재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 중 자료수집을 승인한 2개 기관에 등록된 정신질환자의 주 돌봄 가족원으로,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 [DSM-5]) 기준에 따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가족 중 정신질환자를 1년 이상 직접 돌보는 만 18세 이상인 6명을 연구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서 목적적 표본추출방법을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연구목적과 과정을 충분히 설명한 후,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으며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가 돌보는 정신질환자의 진단명은 조현병이 2명, 양극성 장애 2명, 주요우울장애 및 불안장애 1명, 그리고 자폐스펙트럼 장애 1명이었으며 환자와의 관계는 어머니인 경우가 3명, 나머지는 딸, 배우자, 언니인 경우가 각각 1명씩이었고 돌보는 환자가 정신장애를 앓은 기간은 1년부터 20년 이상까지 다양했다(Table 1).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2021년 10월부터 동년 12월까지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자료수집을 승인한 기관의 협조를 받아 정신질환자 주 돌봄 가족원에게 유선으로 연구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대상자와 원하는 지역의 카페나 사무실에서 연구자가 직접 만나거나 실시간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1:1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참여자에 따라서 1~2회로 포화가 되는 시점까지 시행되었으며 개인별로 60~90분 소요되었다. 주요 면담질문은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서 자기돌봄 경험은 무엇인가?”였다. 부가적 질문으로는 “정신질환자 가족으로서 자신을 돌보면서 기억에 남은 일은 무엇입니까?”, “정신질환자 가족으로서 자신을 돌보면서 좋았던 것은 무엇입니까?”, “정신질환자 가족으로서 자신을 돌보면서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정신질환자 가족으로서 향후 자기돌봄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등이었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 및 녹화를 하였고, 면담 직후 연구자에 의해 시행된 필사작업에서 참여자가 사용한 용어나 몸짓, 표정 등 면담 중 관찰된 내용을 기록하여 참여자의 경험이 생생한 본질에 가깝도록 작성하였다. 필사 자료는 연구자 컴퓨터에 파일로 비밀번호 설정 후 저장하고 분석을 진행하였다.

4.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대상자와 심층 면접 내용에서 명확한 의미를 찾아내고 서로 다른 형태의 경험 자료를 수집하여 그 현상의 의미와 본질을 밝히려는 Giorgi [19]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에 따라 자료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고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순환적 과정을 거쳤다. 1차 분석에서 연구할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하는 단계를 거쳤고, 총체적인 접근을 위하여 필사된 내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적 의미, 관계의 변화 등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윤곽과 느낌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의 자기돌봄에 대한 경험들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2차 분석에서는 참여자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진술된 자료를 처음부터 읽으며 의미 있는 경험이 드러나는 진술이나 의미의 변화가 일어난 부분에 표시하여 눈에 띄도록 구분하고 이를 학문적 기술로 전환하였다. 3차 분석에서는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일상적인 표현의 의미 단위를 학문적인 표현으로 전환하여 기술하였으며 반복적인 분석과 수정을 하여 내용의 적합성을 높이고자 하였고 개별적인 의미 단위들을 상상력과 반성 과정을 통하여 학문적 용어로 변형하였다. 마지막으로 참여자의 개별적,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고유한 경험의 의미로 통합하고 참여자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경험의 의미를 상황적 ‧ 구조적 기술로 체계화한 후 참여자의 경험의 일반적 구조로 합성 및 통합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연구자 1인이 먼저 분석한 후 공동 연구자와의 검토와 논의를 통해 합의된 결과를 정리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구성요소의 전후 맥락을 고려하였으며 참여자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최선의 구조가 나올 때까지 분석하고 배열하였고 그 결과, 5개의 범주와 13개의 하위 범주가 도출되었다(Table 2).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20]의 연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하여 사실적 가치, 일관성, 적용성, 중립성을 평가하여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정신질환자 가족으로서 자기돌봄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연구자는 최종적으로 확인된 범주와 하위 범주에 대해서 2명의 연구참여자들에게 그들의 경험 내용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일관성을 위해 연구 과정에 대한 자세한 기록과 면담, 필사의 전 과정을 연구자가 직접 수행하고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교수로부터 연구 과정과 결과에 관한 자문을 받아 범주와 하위범주에 대한 충분한 수정 과정을 거쳤다. 적용성을 위하여 참여자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까지 자료 수집을 하여 풍부한 기술(thick description)이 표현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 확보를 위해 연구자의 주관적 생각이 면담이나 결과 기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연구 실행 전에 연구자의 사전 지식, 판단, 편견 및 선 이해를 먼저 검토하여 경험의 본질을 보호하고자 노력하였다.

6. 연구자의 민감성 확보

본 연구의 연구자는 간호대학 교수로서 여러 편의 질적연구 결과를 학위논문 및 학술지로 출간한 경험이 있으며, 질적연구학회에서 주관하는 세미나 참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질적연구자로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과 성찰을 하고 있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K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서 심의(40525-202107-HR-047-02)를 받았으며, 참여자는 연구참여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면담 도중에라도 참여자가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면담을 철회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불이익은 없음과 면담 동안 응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아도 됨을 설명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사적 비밀과 익명성 보장에 대한 내용과 수집된 면담 내용은 오직 학술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임을 설명하였다. 연구참여자에게 소정의 사례금을 제공하였으며,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정신질환자의 가족을 위한 사회정책 마련이나 간호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필사 시에는 개인정보를 기입하지 않았고, 연구참여자가 요구하는 경우 수집된 자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요청이 있을 경우 원하는 부분의 내용을 삭제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상황적 구조 기술

6명의 정신질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하여 참여자들로부터 정신질환자를 돌보면서 경험한 자기 돌봄 경험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분석 결과 5개의 범주와 13개의 하위 범주가 도출되었다. 연구결과로 도출된 5개의 범주는 ‘내가 없어진 삶’, ‘흔들리며 서 있는 삶’, ‘고통에서의 탈출을 시도함’, ‘나를 돌보기 위한 나아감’, ‘동행 속에 피어나는 행복’이었다(Table 2).

범주 1. 내가 없어진 삶

하위범주 1. 돌봄 속에 공존하는 불안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면서 자신의 삶을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하여도 환자에 대한 생각을 놓아 버릴 수가 없으며 가끔 자신의 시간을 가진다고 하여도 불안이 떠나지를 않는다고 하였다.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자기가 뭐라도 챙겨 먹겠다 싶을 땐 나가는데, 그것도 안 될 땐 불안해서 잘 안 나가고 집에 있어요.(참여자 3)
아들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직업을 못하죠. 어디든지 언제든지 필요하다 하면 나는 달려가야 하는 상황인 거죠.(참여자 5)

하위범주 2. 나를 돌보는 것이 이기심으로 느껴짐

참여자들은 자신을 돌보기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하여도 가족이 힘들어하는 상황 가운데서 다른 것을 생각할 수가 없었고 주변이 안정되지 않으니 뭘 해도 마음이 즐겁지 않았으며 이런 가운데 자신을 돌보기 위한 생각을 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이 들어 다른 걸 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저는 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는 주변이 안정되어 있을 때 해야 뭔가 정말로 나 자신을 위해서 하고 있는 것 같고요, 주변 가족들이나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나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돌보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나를 위해서 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나는 내 주변이 안정되지 않으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더라도 백 프로 좋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4)

하위범주 3. 내 삶을 내려놓음

참여자들은 가족을 돌보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 보니 친구와 만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되어 친구와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직장생활도 지속하기가 힘들어 직장을 그만 두거나 전일제를 포기해야 하는 경험을 하였다.
엄마는 제가 집에 들어와야 안심을 하나 봐요. 옛날에는 저도 친구도 많이 만나고 돌아다녔는데, 그렇게 해봐야 남는 것도 없고, 엄마도 불안해하고 친구들도 조금씩 멀어지고 그랬어요.(참여자 1)
직장도 조금 한 2년 다니다가 너무,(아들의) 증상이 너무 심해가지고 도저히 안 될 것 같아가지고 다시 그만두고.(참여자 6)

범주 2. 흔들리며 서 있는 삶

하위범주 1. 부정하고 싶은 현실

참여자들은 가족의 질병을 정신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가족의 진단이 자신의 문제인 것처럼 느껴져서 자신을 탓하기도 하였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정상이 아님을 알면서도 진단에 대해 의심을 하고 다른 방법으로 확인하려고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우리 애한테 진단내리는 게 꼭 나한테 진단내리는 것 같아서... 근데 한편으로는, 다른 애기 엄마들 하고도 보니까 우리 애기가 좀 말귀가 늦어도 너무 늦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내가 애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갖다가 확실히(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싶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임상 심리 2급을 제가 땄어요. 내가 진단하겠다. 내 딸을.(참여자 2)

하위범주 2. 홀로 견뎌야 하는 무게감

참여자들은 가족의 병이 처음에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견뎌 내어야 했으며 때로는 환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였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주변에 말하기도 처음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처음엔 혼자 다 견뎠던 것 같아요.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주변 동료, 친구들한테 얘기한 것도 아니고 혼자서 끙끙 앓았었으니까 조금 우울 하더라구요.(참여자 4)

범주 3. 고통에서의 탈출을 시도함

하위범주 1. 아픔을 개방하고 수용함

참여자들은 병이 있는 가족을 자신의 삶 속에서 분리할 수 없음을 알고, 점차 주변 사람들에게 가족의 병을 이야기하게 되고 알림으로써 오히려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나가면 항상 “엄마 벨소리 크게 해 놔라”. 안 받으면, 제가 회의하고 그래서 안 받으면 울어서, 그냥 너무 심하게 그러니까. 제가 계속 받아주니까 어디 모임에 있어도, 사람들이랑 모임을 해도 그냥 받아요. 다른 사람 눈치 볼 것도 없고 그냥 받아줍니다. 이해해라, 하고. 아 그냥 우리 집에 부처님이 한 분 계시니까, 그리 알고 내가 전화받으면 다 이해를 합니다. 제가 아예 드러내놓고 이렇다 라는 걸아예 오픈시키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제가 편하더라고요.(참여자6)

하위범주 2. 이겨낼 방법을 찾아감

참여자들은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족의 병이 자신 탓인 것 같아 자신을 향한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하였고 자신의 생활과 환자와의 선을 긋기도 하면서 극복할 방법들을 찾기도 하였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갖다가 공부를 하면서 ‘내가 지금 이만큼 컸어. 내가 이런 것도 알고 있어, 내가 이것도 할 줄 아네. 요건 안 되고 이것도 할 수 있는구나. 내가 나와 관련해서는 잘할 수 있는데 나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를 알게 되니까 훨씬 견딜 수 있어요. 훨씬 더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분노의 화살을 나한테로 안 쏠 수 있다는 것 같아요.(참여자 2)
또 모여서 점심 먹으러 가면 밥 먹고 즐겁게 수다 떨고, 노닥거리고 차 마시고까지 풀코스를 하면 집에서 전화 오거든요. 와도 언제 시간을 딱 정해줘요. 언제까지. 언제 되면 내가, 몇 시 되면 출발할 거야. 이모들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나 2시 되면 출발한다는 것을 지한테(아들한테) 인지를 시켜주거든요.(참여자 6)

하위범주 3. 스트레스 관리하기

참여자들은 가족을 돌보면서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야외로 나가서 신체적인 활동을 하거나 내면을 다스리는 활동을 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하였다.
그때 저도 확 돌아버리겠는 거예요. 너무 힘들게 하니까 저도 제 정신이 아니었고, 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나가서 운동을 하고 들어 왔었죠.(참여자 1)
힘듦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평소처럼 잘 할 수 있다. 다음에도 나는 잘 해 나갈 수 있다. 하면은 한, 한두 달 괜찮은 것 같아요. 되게 힘들 땐 집에서나 차 안에서 울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심리학적인 방법은 다 쓰는 것 같아요.(참여자 2)

하위범주 4. 마음의 여유 찾기

참여자들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시작했던 공부와 배운 것을 통해 봉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음의 위안을 갖기도 했으며 가족 교육을 통해 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배워 가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기도 하였다.
일단 교육을 받고 강사를 하고 이런 사람들은 보면, 자신감이 있어요. 스스로 우울감이 크게 없으시고요. 보통 집의 환경을 보면, 엄마는 우울증 약 먹고 아이는 조현병 약 먹고 이렇거든요. 그래서 보면 교육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는 약 먹는 사람이 적어요. 건강해진다는 거죠. 애들 때문에 힘들지만, 이겨내는 힘이 생겨요.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참여자 5)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그게 내 마음에 여유를 주더라고요. 지금도 사실 이거하고, 공부하고가 내 마음에 여유를 줘요. 되게 힘들 때, 제가 어디 빠지면 구분을 못 해요. 어디 한군데만 집중하는 그런 버릇이 있어요. 공부하면 주변에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라요. 그러면서 마음에 공간이 생겨요.(참여자 2)

범주 4. 나를 돌보기 위한 나아감

하위범주 1. 견디기 위한 나의 길 찾기

참여자들은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해 보았지만 너무 힘들 때는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했으며 나보다 못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려고도 하였다.
제가 너무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정신건강 있잖아요. 무료로 상담해주는 곳에 가서 “너무 힘들다. 우리 애가 이런 진단을 받았는데 내가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다. 도와 달라” 해가지고 그때부터 제가 상담을 받았어요.(참여자 2)
나가면 나보다 더 잘사는 사람도 있지만, 못난 사람들도 더 많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위안이 되고 그래요. 밖에 나가면. 보고 느낀 게 있어 가지고. 그것이 약이에요.(참여자 3)

하위범주 2. 돌봄의 장기전을 위한 살길 찾기

참여자들은 오랜 시간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데 환자에게 집중하면서 시간들을 보내기만 하다 보면 자신의 건강에 어려움이 올 수 있으므로 환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 돌봄을 위해 직장을 쉽게 포기하는 것 보다 적절하게 관리를 하면서 경제적인 부분도 챙겨야 한다고 하였다.
직업도 내팽겨치고 이 아이들한테 올인하는 부모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실컷 해도 안 되는걸 나중에 아는 거죠. 그때 되면 돈이 없고, 혼자 이렇게 벌거나 안 벌면 추락하기 십상이이에요. 돈은 죽을 때까지 나가는 거라 이 과정들이 힘든 과정이 너무 많아요. 저는 항상 하루 종일 근무는 안 해도 어느 정도 남편과 커버를 했죠.(참여자 5)
아니면은 내가 죽겠는데요 어떨 때는 갑갑해서 내가 내 생활 없이 지하고만 계속 있다 보면 나도 힘들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지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힘이 바닥이 나버리면, 내가, 내가 병이 나버리면 지를 해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항상 그 생각이 먼저 드니까.(참여자 6)

범주 5. 동행 속에 피어나는 행복

하위범주 1. 자아실현을 통해 성장하게 됨

참여자들은 정신장애가 있는 가족으로 인해 시작한 공부로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으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며 자신감이 생기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 아픈 사람이 저에게 아프다고 말해주는 게 너무 감사한 거예요. 그래서 나에게 도움을 구한다는 것도 너무 고맙고, 그래서 내가 이 사람을 위해 노력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참여자 2)
저는 학교 공부했는게 되게 좋아요. 얘가 아니면 내가 사회복지과 갈 일이 없어요. 그냥 돈 벌러 다니고 그랬겠죠. 그럴 생각도 못했을 거에요. 근데 그 공부를 하게 된 게 정말 여러 가지로 감사해요.(참여자 5)

하위범주 2. 환자와 함께 행복을 찾으려 함

참여자들은 환자로 인해 공부도 하게 되면서 자신이 성숙해짐을 경험하였으며 환자가 죽을 병이 아님도 감사하고 위안을 삼으며 환자와 같이 살아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경험을 하였다.
정상적인 행동이 아닐 뿐이지, 애교도 많고. 그래서 데리고 살아도 될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슬픈 면도 있는데, 지금은 좀, 제가 무남독녀라서 외로움도 많거든요. 우리 딸하고 남편하고 셋이서 평생 살아도 나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참여자 2)
그래 돈 좀 날리는 건, 그래 그렇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죽을병 아니잖아. 그래도 내 옆에 있잖아. 그거 자체가 위로가 되지요.(참여자 3)

2.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돌봄 경험에 대한 일반적 구조 기술

본 연구에 참여한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환자를 돌보면서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들을 떨쳐 낼 수 없는 삶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거나 무언가를 해 보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이기적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으며, 그런 가운데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때로는 직장을 포기해야만 하는 등 자신의 삶은 내려 놓아야만 하였다. 그러면서도 가족의 질병을 부정하거나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과 생각하기 힘들어 하는 가운데 불안해하기도 하며 가족의 병을 주변에 드러내기가 부끄럽고 창피해서 숨기기도 하면서 흔들리는 삶 속에 서 있어야만 하였다. 그래도 가족을 자신의 삶 속에서 분리할 수 없음을 알고 어쩔 수 없이 가족의 병을 친구나 주변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모임에 환자를 데리고 나가기도 하면서 아픔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오픈하고 난 뒤 마음이 더 편해지기도 하였다. 가족으로 인한 아픔 속에서도 이겨낼 방법을 찾기 위하여 봉사를 하거나 좋아하는 일에 집중을 하면서 자신의 생활과 환자 돌봄의 사이에 선을 그으려고 노력하였으며 너무 힘이 들 때는 운동을 하거나 명상 등으로 내면을 다스리기도 하였고 화를 표출하기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다스리기도 하였다. 직접 상담 공부를 하거나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공부를 통해 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알게 되고 차츰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기도 하면서 서서히 고통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해 나갔다. 때로는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하여 상담을 받거나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면서 자신을 돌보기 위한 변화들이 생겼다. 환자를 오랜 시간 돌보아야 함으로 그러기 위한 자신의 체력관리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였고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직업을 가지기도 하였다.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거나 성공의 경험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이루기도 했으며 아픈 사람을 도와줄 능력이 있음에 감사하고 환자로 인해 하게 된 공부를 통해 성장하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환자가 죽을병이 아님에 위안을 삼으며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환자와 함께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자기를 돌보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논 의

본 연구는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 돌봄 경험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들의 삶의 생생한 경험을 이해하고 그 본질을 탐색하기 위해 시도한 질적연구이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 돌봄 경험은 5개의 범주와 13개의 하위범주로 도출되었다.
첫 번째 범주인 ‘내가 없어진 삶’에서 참여자들은 힘들어 하는 가족을 생각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거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으로 인식하며 불편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장애인의 주보호자들이 항상 환자의 치료나 행동에 신경을 써야 하는 삶이라는 것과 언제 또 증세가 나빠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환자 곁에 상주하며 돌봄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 자신의 인생에서 자유를 잃어버린 느낌을 받고 있음을 표현한 연구와 비슷한 맥락이었다[21]. 또한 자신들의 삶의 대부분을 간병하는 일에 쓰게 됨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었음을 표현한 연구[1]와 가족 차원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많은 희생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으며 자신의 삶은 실종되었다고 표현한 연구결과[22]가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자기 돌봄은 이기주의나 개인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23], 돌봄 제공자는 돌봄의 대상에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는 것을 의식함으로써 이기심과 책임감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24]. 따라서 정신건강간호사는 정신질환자 가족이 가족 돌봄으로 인해 소진되지 않도록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기 보다는 자기를 잘 돌봄으로 오히려 자신의 삶과 가족 돌봄의 역할에서 오는 갈등과 책임감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범주인 ‘흔들리며 서 있는 삶’에서 참여자들은 가족의 질병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의심을 하는 모습으로 불안을 떨쳐 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가족의 질병을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숨기며 살아가느라 혼자서 가족의 질병에 대한 무게를 짊어지고 있었다. 이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주 보호자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가족으로 인해 당혹스러워 하면서 불안정한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한 연구[21]와 정신장애 진단을 받은 아동의 어머니가 충격과 혼란 속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연구결과[25]와 유사하며,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쉽게 가족 구성원 중 정신질환 진단을 받는 것을 수용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조현병 환자를 돌보는 배우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원망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동정을 받고 싶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내보이고 싶지 않아 몸부림치며 스스로를 정서적으로 고립시키게 되었으며, 돌봄의 한계로 인해 원망과 미움의 감정을 경험하였다는 결과[26]가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 준다. 한편 자기 돌봄 활동의 첫 번째 단계는 모든 관심이 환자의 질병에 집중하는 시기로, 이는 주보호자가 가족의 질병 진단에 대한 충격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느 것도 할 수없는 막막하고 고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신경 쓸 겨를조차 없는 시기이다[18]. 이에 가족 구성원이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시점부터 불안을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을 위하여 환자를 돌보는 방법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 범주인 ‘고통에서의 탈출을 시도함’에서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자인 가족이 부끄러워 숨기고 싶었지만 자신들의 삶에서 배제할 수 없어 점차 인정하게 되고 주변에 이를 알리며 함께 생활을 하게 되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는 성인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가 장애자녀를 주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개하므로 오히려 주변사람들과 편안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는 연구결과[27]와 같은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장애 가족을 숨기면서 힘들어 하는 가족들에게 장애 가족으로 인한 심적 부담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중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일반인들에게 정신장애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여자들은 환자를 돌보는 과정 속에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고통들을 이겨내기 위하여 자신들만의 방법들을 찾아서 생각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환자에게 매여있는 생활 속에서 벗어나려고 하였다. 이는 성인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는 어머니들은 환자를 돌보는 힘든 과정 속에서 버팀목이 되었던 것이 신앙생활이나 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었으며 운동이나 공부에 도전하는 방법으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견뎌내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의 결과[27]와 유사하였고, Hong [15]의 연구에서 가족 돌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주보호자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정기검진, 간병인 활용, 재가서비스와 같은 공식적인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여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Honea [18]는 자신의 돌봄 역할에 적응하면서 자신에게 닥친 피로감, 우울, 두통, 고혈압 등과 같은 건강의 적신호가 올 때 자기 돌봄에 대한 관심과 동기가 고조된다고 했다. 이와 같이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돌봄의 시간들이 힘들어 질 때 자신을 돌보는 방법들을 찾아서 나름대로 힘든 과정들을 극복해 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Shin [28]의 연구에서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가 치매 환자 가족모임,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게 되면서 그 시간 만큼은 환자를 잊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자유, 만족감을 누리는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고 밝힌 것처럼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게 환자를 벗어나서 잠시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서 요양등급을 받은 노인들은 재가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가족들이 잠시 자신들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15]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정신건강기관(예, 정신건강 복지센터)에 등록하여 서비스를 받거나 재가 서비스가 확대되어 이들의 보호자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네 번째 범주인 ‘나를 돌보기 위한 나아감’에서 참여자들은 돌봄으로 지친 자신을 회복하기 위하여 운동과 영양 보충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게 되며 환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도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며 자기를 돌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다.. Honea [18]는 자기돌봄 활동의 단계별 변화 분석의 마지막 단계로 가족 돌봄 생활이 안정되면서 나름대로 가족 돌봄과 구체적인 자기 돌봄 활동이 이루어지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으며 Kim과 Choi [13]는 산책,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과 같은 신체적인 자기 돌봄 활동들이 가족 돌봄 부담 속에 놓인 주보호자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하고 수행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추정된다고 하여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 준다. 이처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환자를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환자의 정신재활을 계획할 때 가족 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섯 번째 범주인 ‘동행 속에 피어나는 행복’에서 참여자들은 환자를 돌보는 바쁜 삶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고 다른 사람을 위해 배운 것을 전달해 주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지면서 환자와 함께 하면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들을 가지게 되었다. Jung [29]은 잠시나마 자신을 자녀에게서 분리하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경우, 어머니들은 낮아졌던 자존감을 회복하게 된다고 하였으며 장애자녀의 어머니가 돌봄으로 얽매인 삶을 살아가지만 장애자녀의 질병과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되면서 그 삶 속에서도 자존감을 증가시키며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30]. 따라서 정신질환자 가족들이 그들의 실제적인 환자 돌봄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가 정기적으로 마련되고 나아가 이들이 정신질환자 돌봄에 대한 가족교육의 도우미로 훈련될 수 있도록 과정을 확대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면,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기돌봄 경험의 핵심주제는 ‘고통을 극복하고 자기돌봄을 통해 성장함’으로 도출되었다.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가족의 정신질환 진단으로 불안과 고통 속에 빠지게 되지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자기돌봄의 방법들을 찾았으며 자아실현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보였다. 그러나 정신질환자 가족들이 자기돌봄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과 필요한 자원, 자기돌봄 방법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위한 교육과 지원정책이 필요함을 알수 있다.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연구참여자의 돌봄 기간을 제한하지 않아 추후 돌봄기간에 따른 자기돌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와 논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신질환자 가족들에게 자기 돌봄 교육 중재를 통한 교육 전후 가족 돌봄 역량에 대한 차이점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정신보건 전문가들이 가족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 가족들의 자기 돌봄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을 확대할 것을 제언한다.

결 론

본 연구는 정신질환자 가족들이 경험하는 자기 돌봄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정신질환자 가족이 겪는 자기 돌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또는 간호학적으로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시도되었다. 이들은 가족의 정신질환을 돌보면서 자신을 돌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으나 점차 상황을 받아들이고 장기간 돌봄의 상황에서 가족 돌봄이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가족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을 돌보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 가족들이 자기돌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자기돌봄 방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가족 건강관리 프로그램 및 자기돌봄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 가족들이 가족 교육 활동가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직접 지원과 장기간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가족들이 자기돌봄을 위한 삶의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복지센터의 환자 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정책개발을 통한 간접 지원이 필요하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Notes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Jun WH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Cho EJ & Choi EJ
Funding acquisition: Jun WH
Investigation: Jun WH & Cho EJ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Jun WH
Resources or/and Software: Jun WH & Cho EJ
Validation: Jun WH & Choi EJ
Visualization: Cho EJ & Choi EJ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Jun WH, Cho EJ & Choi EJ

Table 1.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Case Primary caregivers
People with mental illness
Sex Age (year) Relation with patients Education Religion Marital status Diagnosis Sex Age (year) Duration of caring (year)
1 Female 48 Daughter College None Married Major depressive disorder Female 22 1
2 Female 46 Mother College None Married Autism spectrum disorder Female 6 3
3 Male 82 Spouse Middle school Catholicism Married Bipolar disorder Female 75 15
4 Female 32 Sister College Christianity Married Bipolar disorder Male 28 3
5 Female 66 Mother College Christianity Married Schizophrenia Male 40 20
6 Female 63 Mother College Buddhism Married Schizophrenia Male 41 20
Table 2.
Self-Care Experiences of Mental Patients' Family
Clusters Sub-clusters
Selfless life ∙ Anxiety coexisting in caregiving
∙ Feeling selfish about taking care of myself
∙ Putting down my own life
Life on shaky grounds ∙ Denying reality
∙ Burden to endure alone
Attempt to escape from the suffering ∙ Embracing and opening up the suffering
∙ Finding ways to overcome it
∙ Managing stress
∙ Finding peace of mind
Moving forward on your self-care path ∙ Finding my way to endure
∙ Finding a way to live for a long race of caregiving
Happiness blooming in being together ∙ Growing through self-actualization
∙ Finding a happy life with the pat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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