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특성
본 연구대상자는 20세 이상의 성인 남성 4,388명이며, 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 청년층 844명(19.2%), 중장년층 2,572명(58.6%), 노년층 972명(22.2%)으로 나타났다. 자살사고의 비율은 청년층 1.4%, 중장년층 2.8%, 노년층 5.6%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흡연자의 비율은 청년층 50.2%, 중장년층 55.3%, 노년층 31.7%로 노년층에서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저소득층 가구 비율은 노년층에서 53.0%로 나타나 청년층 8.2%, 중장년층 13.4%인 것에 비하여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생애주기 집단별 평균 차이검정을 시행한 결과, 가족 갈등 대처방법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유의한 집단 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울 수준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F=98.21, p<.001), 자아존중감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653.90, p<.001). 또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가족관계 만족도(F=242.20, p<.001)와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F=230.90, p<.001)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위급한 상황 시 사회적 관계에 대하여 도움을 줄 의향도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196.39, p<.001). 여가생활 만족도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중장년층의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2. 생애주기별 성인 남성 문제음주의 잠재계층 분류
생애주기별 성인 남성 문제음주의 잠재계층 모형을 결정하기 위하여 청년층 ․ 중장년층 ․ 노년층 집단별로 잠재계층의 개수가 1개부터 5개까지에 이르는 5종류의 모형을 각각 비교하였다(
Table 1). 청년층과 노년층의 경우에는 잠재계층의 수가 증가할수록 BIC, AIC의 절대값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잠재계층이 3개 이상인 모형에서 BIC와 AIC의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BIC와 AIC 값의 변화 정도를 그래프로 확인한 결과, 잠재계층 수가 3개인 잠재계층 모형까지는 BIC 및 AIC의 기울기가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나 4개 이상의 잠재계층 모형에서는 기울기가 완만해지며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잠재계층 수가 4개인 모형의 경우, 잠재계층의 변화 양상을 나타내는 그래프의 모양이 두 집단에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3개인 모형의 Entropy 값이 청년층은 0.87, 노년층은 0.84로 기준에 부합하였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잠재계층 수가 3개인 모형이 간명하고 이론적으로 해석이 용이하므로 청년층과 노년층의 문제음주 잠재계층 수를 3개로 결정하였다. 중장년층의 경우에도 잠재계층의 수가 증가할수록 BIC와 AIC의 절댓값이 감소하였으나 잠재계층이 4개 이상인 모형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잠재계층이 5개 이상인 모형에서는 BIC, AIC의 변화폭이 완만해지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잠재계층 수가 5개인 모형에서는 두 집단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문제음주 변화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나 잠재계층 분류가 적절하지 않았으며, 4개인 모형의 Entropy값이 0.89로 기준에 부합하였다. 이에 모형의 간명도와 해석의 용이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중장년층의 잠재계층 수를 4개로 결정하였다.
1) 청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
3개로 분류된 청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집단 1은 음주 행동이 점차 감소하다가 그 이후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청년층의 32.6%를 차지하였고, ‘비문제음주군(집단 1)’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2는 문제음주의 절단값인 8점을 넘지 않으면서 시간 경과에 따라 완만한 감소 형태를 보이지만 음주 행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특징을 보여 문제음주의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계층으로 전체 청년층의 38.5%를 차지하였으며, ‘문제음주 위험군(집단 2)’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3은 모든 시점에서 문제음주를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청년층의 28.9%를 차지하였고, ‘문제음주 유지군(집단 3)’으로 명명하였다(
Figure 1-A).
2) 중장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
4개로 분류된 중장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단 1은 음주 행동에 있어 감소 추이를 나타내다가 이후에는 음주 행동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중장년층의 21.9%를 차지하였으며, ‘비문제음주군(집단 1)’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2는 초기에는 높은 수준의 문제음주를 보이다가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으로 13차년도 이후에는 음주 행동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중장년층의 10.0%를 차지하였으며, ‘문제음주 감소군(집단 2)’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3은 청년층에서 확인된 잠재계층과 비슷한 추이 변화를 보이는 집단으로서 문제음주의 절단값을 넘지 않으나 음주 행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특징을 보여 문제음주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닌 잠재계층이다. 전체 중장년층의 33.8%를 차지하였으며, ‘문제음주 위험군(집단 3)’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4는 모든 시점에서 높은 수준의 문제음주를 보이는 잠재계층으로 전체 중장년층의 34.3%를 차지하였고, ‘문제음주 유지군(집단 4)’으로 명명하였다(
Figure 1-B).
3) 노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
3개로 분류된 노년층 문제음주의 잠재계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단 1은 7차년도부터 12차년도까지 음주 행동의 감소 추세를 나타내다가 그 이후에는 음주 행동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노년층의 36.1%를 차지하였으며, ‘비문제음주군(집단 1)’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2는 문제음주 절단값인 8점을 넘지 않으면서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 추세를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노년층의 43.8%를 차지하였으며,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나 집단 1과 다르게 음주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녔다고 판단하여 ‘문제음주 위험군(집단 2)’으로 명명하였다. 집단 3은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모든 시점에서 높은 수준의 문제음주를 보이는 잠재계층으로서 전체 노년층의 20.1%를 차지하였고, ‘문제음주 유지군(집단 3)’으로 명명하였다(
Figure 1-C).
3. 생애주기별 성인 남성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의 영향요인
잠재계층분석 결과를 통해 도출된 생애주기별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을 분류함에 있어 본 연구에서 설정한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알아보고자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ple Logistic Regression)을 시행하였다. 생애주기별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은 청년층(F=2.54, p<.001), 중장년층(F=2.75, p<.001), 노년층(F=2.23, p<.001) 모두 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1) 청년층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의 영향요인
청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검증하고자 비문제음주군을 기준 집단으로 설정하여 분석한 결과, 배우자 유무(RR=2.09,
p=.002), 교육수준(RR=2.19,
p=.001),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RR=0.71,
p=.048)가 문제 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여주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여주는 요인은 배우자 유무(RR=3.67,
p<.001), 흡연(RR=1.98,
p=.001), 우울(RR=1.08,
p=.036)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청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배우자가 있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가 낮을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배우자가 있을수록, 현재 흡연을 할수록,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년층 남성에게서 배우자 유무는 문제음주 잠재계층을 예측함에 있어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Table 2).
2) 중장년층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의 영향요인
중장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검증하고자 비문제음주군을 기준 집단으로 설정하여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RR=2.22,
p=.003), 흡연(RR=1.49,
p=.014)이 문제음주 감소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여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요인은 종교(RR=1.25,
p=.047), 흡연(RR=1.72,
p=.004), 가족 갈등 빈도(RR=1.83,
p=.030)로 확인되었으며,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여주는 요인에는 배우자 유무(RR=1.40,
p=.023), 경제활동 여부(RR=1.75,
p=.006), 흡연(RR=1.48,
p=.001),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RR=1.25,
p=.036)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현재 흡연을 할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초기에 문제음주를 나타내다가 점차 감소하는 문제음주 감소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종교가 있을수록, 흡연을 할수록, 가족 내 갈등이 잦을수록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배우자가 있거나, 경제활동을 할수록, 현재 흡연을 하고, 사회적 친분관계에 대한 만족 수준이 높을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흡연은 현재 음주를 하고 있음을 예측하면서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Table 3).
3) 노년층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의 영향요인
노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비문제음주군을 기준 집단으로 설정하여 분석한 결과, 경제활동 여부(RR=1.47,
p=.012)가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비문제 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요인은 경제활동 여부(RR=1.93,
p=.001), 흡연(RR=1.88,
p=.001), 우울(RR=0.93,
p=.012), 가족관계 만족도(RR=0.63,
p=.003)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경제활동을 하는 노년층 남성일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경제활동에 참여할수록, 현재 흡연을 하고, 우울과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 수준이 낮을수록 비문제음주군보다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남성의 경제활동은 문제음주 잠재계층을 예측함에 있어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Table 4).
논 의
본 연구는 한국복지패널 7차년도부터 15차년도까지의 자료를 활용하여 성인 남성의 생애주기별 문제음주 발달궤적에 따른 잠재계층을 파악하고, 생태체계학적 관점을 기반으로 생애주기별 문제음주의 잠재계층을 분류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 사회적 요인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성인 남성의 생애주기별 문제음주 발달궤적에 따른 잠재계층을 살펴본 결과, 청년층과 노년층 남성의 경우 비문제음주군, 문제음주 위험군, 문제음주 유지군으로 분류되는 3개의 잠재계층이 도출되었으며, 중장년층 남성에서는 비문제음주군, 문제음주 감소군, 문제음주 위험군, 문제음주 유지군의 4개의 잠재계층으로 분류되었다. 측정된 모든 시점에서 높은 수준의 문제음주를 보이는 문제음주 유지군은 청년층 28.9%, 노년층 20.1%인 것에 비하여 중장년층 남성에서는 34.3%를 차지하였으며,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 4개의 잠재계층 가운데 문제음주 유지군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장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정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장년층 남성은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연령대로서, 사회적 친분관계나 직업적 성취를 위하여 잦은 음주를 하게 되므로 문제음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21] 청년층이나 노년층에 비하여 문제음주 유지군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장년층 남성에서 초기에는 높은 수준의 문제음주를 나타내다가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 변화 양상을 보이는 문제음주 감소군이 존재하였으며, 이는 중장년층 남성의 10.0%를 차지하였다. 중장년기는 예방적 건강행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기로 건강증진행위를 통해 건강관리를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따라 노년기의 건강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건강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이로 인하여 건강위험행동으로 간주되는 음주 행위가 감소하는 문제음주 감소군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중장년층을 35세에서 64세로 설정하여 연령대별 문제음주 유형의 상이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에 중장년층 남성의 연령대를 30대, 40대, 50대, 60대로 세분화하여 문제음주 발달궤적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음주 유지군의 비율을 줄이고 문제음주 감소군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흡연은 모든 연령대에서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유지군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요인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하는 성인 남성일수록 지속적으로 문제음주를 유지하는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흡연을 할수록 문제음주와 같은 건강위험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 선행연구의 결과[
8,
10,
22]와 일치하였다. 사회적으로 흡연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인식이 높아지고 실내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흡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에 비하여 남성 흡연자에 대해 관대하므로 성인 남성의 흡연과 문제음주 행위가 높아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바탕으로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흡연여부를 파악하여 흡연자를 중심으로 금연 뿐만 아니라 절주에 대한 교육적 중재가 동시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결과에서는 흡연이 성인 남성 문제음주의 공통적인 영향요인으로 나타났으나 이와 동시에 음주 행위 자체가 흡연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다각적 측면에서 효율적인 중재가 이루어지기 위해 음주와 흡연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연구 진행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배우자의 유무는 청년 및 중장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유지군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 요인으로서, 배우자가 있을 경우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49세의 기혼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23]에서도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수록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이 높아져 문제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본 연구에서는 패널 데이터 특성의 한계로 인하여 배우자와의 관계나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배우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한 개인의 정서와 음주 행위에 미치는 영향이 높을 수 있으므로 청년층과 중장년층 남성을 대상으로 배우자 관계 만족도와 문제음주 간의 관련성을 종단적으로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 여부는 중장년층 및 노년층 남성의 문제음주 유지군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요인으로서, 경제활동에 참여할수록 지속적인 문제음주의 행동 양상을 보이는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술자리의 참석여부를 사회적 네트워크의 귀속과 배제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경제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할수록 문제음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의 결과[
21]와 일치하였다. 즉, 우리나라와 같이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술자리를 친목과 의사소통의 수단 및 경제활동의 연장선상으로 여기는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고용상태 및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고자 흡연 및 음주와 같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으므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중장년층 및 노년층 남성을 대상으로 절주와 관련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반면, 청년층에서는 경제활동 여부가 문제음주의 잠재계층을 분류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중장년층 및 노년층의 세대와는 달리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며 업무와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청년층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경제활동의 참여가 문제음주를 유지하는 영향요인으로 확인되었으나 다양한 직업군에 따른 문제음주 발달 궤적의 변화를 살펴보지 못했으므로 효율적인 중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중장년층 및 노년층 남성을 대상으로 직업군 분류에 따른 문제음주 양상을 파악하는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언한다.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을 분류함에 있어 특정 생애주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청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대학교 재학 이상의 교육수준이고,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가 낮을수록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이 남성의 문제음주 행동과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거나 중년층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 연구결과[
10,
21]와는 일치하지 않았으나, Kim [
24]의 연구에서는 대학생이 개인의 부정적인 정서와 상황을 해결하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대처동기 혹은 대학 내 모임이나 동아리와 같이 사교적인 활동을 즐기기 위한 사교동기 등으로 인하여 문제음주에 노출될 위험이 오히려 더 높다고 보고되며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성인초기에 해당하는 청년기의 발달과업은 청소년기에 확립된 자아정체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정체성과 연결시키고자 노력하며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의 청년층 남성에게 낮은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는 발달과업을 저해하고 문제음주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년층의 1인 가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은 타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다른 유형의 가구에 비해 적고, 특히 여성에 비해 남성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 시간이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
25]를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 만족도 저하는 청년층 남성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여 문제음주 행위를 증가시키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알코올은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부정적인 감정이 유발되는 상황에 놓이면 음주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26,
27]. 일반적으로 우울감이 높을수록 음주량 및 음주빈도가 증가하여 문제음주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1], 남성의 경우 청년층 및 노년층과는 달리 중년층 남성에서만 우울증상의 경험이 문제음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거나[
10] 여성과 달리 남성의 폭음 및 문제음주에 우울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며[
28] 남성의 우울감과 문제음주 간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다소 상반된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청년층에게 음주 행위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취업 준비에서 유발된 과도한 스트레스에 대한 해소 방법으로 활용되어 문제음주를 유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청년층 남성에게 문제음주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 진행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새로운 음주문화가 형성되어 문제음주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여 문제음주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이들을 예방하고자 음주가 아닌 다른 자원이나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종교가 있을수록, 가족 갈등의 빈도가 많을수록 문제음주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와 음주 간의 연관성을 종단적으로 살펴본 선행연구[
29]에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종교 활동에 참석할 경우 종교는 문제음주의 보호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한 달에 1~3번 참석한 경우에는 전혀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하여 음주를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교에 따라 음주의 허용 범위에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음주의 사회적 의미가 중요하게 여겨져 음주 행위 자체가 친목적 교류로서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5] 사회활동이 활발한 중장년층 남성에게 있어 종교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또 하나의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지는 장(場)으로 인식되어 문제음주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중장년층 남성에게 가족 구성원 간의 잦은 갈등은 문제 음주의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선행연구의 결과[
30]를 지지하였다. 이는 한 개인에게 가족 관계란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회적 연결망으로서 가족 내 구성원이 강한 정서적 영향을 미치므로 긍정적인 가족 내 상호작용을 높이는 것이 중장년층 남성의 문제음주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음주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사회적 친분관계 및 교류로 간주하여 과음 및 폭음과 같은 음주행동을 통해 구성원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결속되었음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작용하므로[
5] 생애주기 특성상 사회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중장년층 남성에게 높은 수준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사회적 친분관계 만족도는 문제음주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위험을 높이게 되며, 이는 선행연구의 결과[
11]와도 일치한다.
노년층 남성의 경우에는 우울 수준이 낮을수록, 가족관계 만족도가 낮을수록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노인의 경우 정기적인 스포츠 활동과 같은 여가 활동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의 음주 기회로 작용하여 문제음주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10], 우울 수준이 낮을수록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와 빈도가 활발해져 음주를 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노년층 남성의 우울 수준과 문제음주 간의 관련성에 대하여 우울감이 노년층의 문제음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10,
11]으로 나타나거나 높은 우울감이 남성의 문제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것[
21]으로 확인되는 등 다소 상반된 선행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를 포함하여 대다수의 선행연구에서 노년층의 우울 수준을 확인함에 있어 모든 연령에 사용하는 일반적인 도구 또는 단일 문항으로 이루어진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에 한국형 노인우울 척도(Korean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KGDS)와 같이 노인의 정서상태에 초점을 둔 측정도구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성이 있으며, 노인남성의 우울과 문제음주 간의 관련성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노인의 우울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문제음주 고위험군인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하여 문제음주 발달궤적의 잠재계층을 생애주기별로 파악하고, 각 잠재계층을 분류함에 있어 인구사회학적 요인, 건강 관련 요인, 가족 체계 요인, 지역사회 체계 요인을 활용하여 총체적인 관점에서 분석을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전국적인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사용한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청년층 ․ 중장년층 ․ 노년층의 생애주기에 따른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에 대한 생애주기별 맞춤 중재방안을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남성의 경우 음주 및 흡연과 같은 건강위험행동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문제음주자를 선별하는 것이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데,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를 파악하는데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흡연은 모든 연령대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유지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므로 흡연을 하고 있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문제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검사와 더불어 금연 및 절주교육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청년층과 중장년층에서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문제음주 유지군을 예측하는 요인이므로 절주와 관련된 단일 중재보다는 배우자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모색하는 통합적 측면에서의 중재가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문제음주 유지군에 속할 확률이 높으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직업의 유형과 특성을 파악하여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중재 방안과 더불어 사내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교육적 중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분석에 활용한 패널 데이터 특성의 한계로 인하여 문제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에 포함하지 못하였으며, 잠재계층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에 투입함에 있어 7차년도 시점만을 기준으로 하였기에 독립변수의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해당 패널 데이터는 자가보고 형식으로 이루어진 설문지로 자료수집이 이루어졌기에 응답자의 대답이 실제에 비하여 과장되거나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본 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는 후속 연구가 진행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성인 남성의 생애주기별 문제음주 발달궤적에 따른 잠재계층의 수와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잠재계층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에서 실시한 한국복지패널의 7차년도부터 15차년도까지의 자료를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파악된 청년층과 노년층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잠재계층은 비문제음주군, 문제음주 위험군, 문제음주 유지군으로, 중장년층 남성은 비문제음주군, 문제음주 감소군, 문제음주 위험군, 문제음주 유지군으로 나뉜다. 중장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문제음주 유지군의 비율이 가장 높은 위험군으로 드러난 반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문제음주 감소군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재 효과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연령층이다. 흡연은 모든 연령대 성인 남성의 문제음주 유지군을 예측하는 요인이었으며,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배우자의 유무,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경제활동 여부가 문제음주 유지군을 예측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성인 남성은 연령대의 범위가 넓고 각 생애주기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을 보이므로 생애주기에 따른 동질한 문제음주 계층으로 구분하여 각 계층의 특성과 영향요인에 적합한 맞춤형 중재방안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면 문제음주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