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의
본 연구는 국내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여 근거기반의 실천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주요결과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분석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출판연도는 따로 제한을 두지 않고 검색하였지만 2001년에서 2020년까지의 연구가 선정되었다. 2001년에서 2010년까지 출판된 연구물은 13편(54.2%), 2011년에서 2020년은 11편(45.8%)으로 2015년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아동학대의 심각성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부각되어진 데 비해 아동학대 중재연구는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개입의 초점은 가해부모 또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재발 예방 교육 등의 중재가 이루어졌고 학대경험 아동이나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개입이 부족하였다. 학대아동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볼 때 아동 대상 중재가 지역사회기관, 학교, 가정 등 다양한 장소에서 연계되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연구설계는 RCT 연구가 단 1편(4.2%)에 불과하였다. 이는 학대피해 아동의 상황이 원가정 보호가 83.9%, 분리 조치가 12.2%[
1]로 대부분의 학대 아동이 가정에 머물고 있으며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집단적으로 머무르는 곳이 제한적이어서 대상자 선정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대 아동은 노출을 꺼리고 쉼터 등 단기간 거주하는 기관에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등 연구참여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최대한 통제하지 못한 연구가 많았다. 향후 이런 요인을 통제하여 연구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의 RCT 연구가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실험군의 프로그램의 유형은 예술치료, 집단치료, 융합치료로 분류하였을 때 예술치료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이는 활동성이 높은 아동에 대해서는 시각, 청각, 촉각을 이용한 예술치료가 전통적 접근방법인 집단치료보다 접근성과 활용성이 높은 것에 기인한 결과로 보여진다.
연구방법론적 질평가를 살펴보면, RCT 1편은 대상자의 선택과 배정순서 은폐에 대해 불확실하였고, 종속변수에 대한 실험군과 대조군의 동질성을 검증하지 않은 2편을 제외하고는 모든 연구에서 동질성을 검증하였다. 실험군과 대조군의 배정이나 짝짓기, 눈가림법, 시험효과 최소화 등의 외생변수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기술이 없는 논문이 4편이었다. 향후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은 비뚤림의 위험을 고려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총 24편의 학대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전체 평균 효과크기는 1.75(95% CI: 1.48~2.03)로 나타나 큰 효과크기를 보였다. 이는 Im [
24]의 학교폭력을 포함한 심리적 이상 경험 아동 중재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전체 평균 효과크기 1.30 보다 높았고 Kang [
16]의 평균 효과크기 1.07보다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그동안 시행된 중재 프로그램이 학대 피해 아동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따라서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중재가 이루어진다면 학대로 인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과변수별 효과크기는 사회성, 문제행동, 자아존중감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까지 학대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중재의 효과를 메타분석 한 Kim [
15]의 연구에서 중재 프로그램은 자아존중감과 대인관계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 Kang [
18]은 치료주제에 따라 평균효과크기가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하여 본 연구와 일부 유사하였으나 자아성장과 사회성은 큰 효과크기를 갖고 심리정서는 중간 정도의 효과크기, 문제행동은 작은 효과크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또한 문제행동을 결과변수로 다루는 논문이 11편으로 2010년대 중후반부터 학대결과의 행동적 요소를 고려해 문제행동을 다루는 중재연구가 크게 증가한 것도 바람직한 동향으로 보여진다. 아동 대상의 중재는 자아존중감과 사회성을 높이고 문제행동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으므로 앞으로도 학대 부모나 학대 가해자에 대한 교육과 치료와 함께 학대피해 아동에 대해서도 중재 프로그램이 계속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변수별 효과크기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우울과 불안의 효과크기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에 비추어 학대피해 아동의 우울과 불안은 단기간의 중재로 감소되기는 어려우며 장기간의 중재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Im [
24]은 심리적 외상 아동에 대한 심리치료의 세부 치료 요인에 따라 효과크기를 분석한 결과, 공격성, 분노, 자존감, 사회기술이 높은 효과크기를 보여주었고 우울만 중간 정도의 효과크기를 보여주었다. 학대피해 아동의 우울은 성인기에 항우울제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적 주요 우울장애에 대한 중요한 변인이 될 수 있다[
25]. Thomas 등[
26]은 아동학대는 정신질환의 원인과 경과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여 치료결과가 좋지 않은 정신질환 발병률이 비학대 아동의 1.51배로 보고하였다. Nelson 등[
27]도 우울증 성인 환자의 거의 절반이 아동기 학대 경험을 보고하였고, 학대아동은 조기 우울증의 발현이나 만성우울증 혹은 치료에 저항적인 우울을 가질 확률이 비학대 아동의 2배라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학대의 결과로 쉽게 치유되지 않는, 전 생애를 관통하는 우울과 불안에 대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이 학대 아동의 발달단계 특성에 따라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기관, 국가가 조기에 개입하는 시스템의 정착과 장기간의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계속적이고 주기적인 치료와 중재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절효과크기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실험군의 프로그램 유형의 효과크기는 예술치료, 전통적 집단치료, 융합치료의 순으로 나타났다. Im [
24]의 학대와 학교폭력 등을 포함한 심리적 외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내 심리치료 메타분석에서 놀이치료, 음악치료, 독서치료, 미술치료, 집단치료의 순으로 큰 효과 크기로 나타난 결과 및 Kang [
18]의 연구에서 놀이치료, 게임치료, 현실요법 순으로 큰 효과크기로 나타나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예술치료, 전통적 집단치료 모두 큰 효과크기가 있어 아동에게 효과적인 프로그램임이 검증되었으므로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예술치료는 학대피해 아동의 발달적 특성상 눈으로 보고 손으로 조작해보는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계를 활용하므로 전통적 집단치료보다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 아동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자극을 함께 제공했을 때 대상자의 심리 정서적 반응을 더욱 촉진할 수 있으므로[
28]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내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다양한 예술치료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것이다. 특히 통합예술치료는 미술, 음악, 놀이로 구성되어 미술을 통해 내면적 욕구를 파악하고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음악을 통해 정서가 안정되면서 아동의 자아존중감이 향상되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여[
16]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대상자나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더 많은 유아에게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재 유형에 따른 중재결과 변수별로 보면 예술치료와 집단치료는 자아존중감 향상, 사회성 증진, 문제행동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융합치료는 우울과 불안, 자아존중감, 사회성, 문제행동의 결과변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피해 아동의 중재 프로그램 진행요소에서 총회기가 10회기 이상, 집단크기는 10명 미만, 1회기 중재 시간은 60분 이내로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Kang [
16]의 연구에서는 총회기가 6~10회기일 때는 1.92로 큰 효과크기, 11-~15회기는 0.7로 중간 효과크기로 나타나 본연구결과와 다르게 나타났다. 성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효과를 메타 분석한 연구[
29]에서는 10~15명에서 효과크기가 높았으나 본 연구의 학대피해 아동은 10명 미만의 집단크기 시 효과크기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동의 주의집중 시간이 성인보다 짧음을 고려하여 60분 이내로 하는 것이 60분 이상보다 더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중재 프로그램의 진행요소가 잘 구성되었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유의도를 높일 수 있다[
30]. 따라서, 향후 학대피해 아동의 중재 프로그램의 진행요소인 중재 총 회기, 집단크기, 1회기 중재 시간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토대로 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요하다.
출판년도에 따른 효과크기에 대해 메타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재와 출판년도의 관계는 양(+)의 방향으로 나타나 년도가 지나면서 효과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보였고 이는 중재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축적으로 점차 질적으로 효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출판편향은 funnel plot이 좌우 비대칭으로 나타나 Trim and Fill로 교정된 효과크기를 분석한 결과, 교정후 의 평균 효과크기는 1.15로 큰 효과크기를 보였고, 출판유형의 효과크기에서 학위논문이 학술논문보다 높게 나타나 출판편향이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며 피해아동의 심리정서적, 행동적, 사회적 문제를 파악하여 그에 대한 장기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실무활용 측면에서 선행연구에서 수행한 자아존중감 향상 프로그램, 분노조절훈련 프로그램 등의 문제행동 감소 프로그램, 대인관계 증진을 위한 집단상담,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 등은 시설 거주 학대아동에게 복합적으로 사용해 볼 필요가 있으며 학교나 기관에서도 학대 피해아동을 확인하고 학대피해 중재 프로그램을 적극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간호계에서 학대경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재 프로그램은 보고되지 않았으므로 아동학대 신고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학대아동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에도 다학제팀의 일원으로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아존중감과 문제행동을 결과변수로 한 연구 편수에 비해 우울과 불안을 결과변수로 한 연구 편수가 적어 우울과 불안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효과크기를 보인 것에 대해서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해석상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며 향후 학대아동의 우울과 불안감소를 위한 다양한 중재연구가 지속되어 누적된 연구들의 통합검증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추후 검사에 대해서는 효과크기를 산출하지 못하였는데 24편의 논문 중에 추후검사를 실시한 논문은 5편에 불과하여 메타분석의 어려움이 있었다. 향후 추후검사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장기적인 연구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연구대상자, 중재 프로그램 시행자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조절효과분석의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앞으로는 평균 연령과 중재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 론
본 연구는 2021년 8월까지 국내 학대피해 아동에게 적용한 중재 프로그램에 대해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을 실시하였다. 국내의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크기는 큰 효과크기를 보였으며, 결과변수의 효과크기는 사회성이 가장 큰 효과크기를 보였고 문제행동, 자아존중감의 순이었으나 우울과 불안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학대피해 아동의 중재 프로그램은 예술치료, 10회기 이상, 10명 미만, 60분 이내로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학대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재 프로그램은 사회성과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키고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었으며 집단의 크기를 10명 이하로 한 예술치료가 더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학대피해 아동 중재연구에 대해 메타분석을 통해 프로그램들의 효과를 검토한 연구로 의의가 있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재방법 모색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언으로는 학대피해 아동에게 적용한 중재 프로그램의 우울, 불안, 자아존중감, 문제행동에 대한 효과크기를 분석하였으므로, 보다 다양한 결과변수로 인지적 영역과 신체적 영역의 변수를 통합한 메타분석이 필요하다. 대상자는 쉼터나 기관에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학대아동에 대해서 주로 연구가 이루어졌으므로 가정에 거주하는 학대아동에 대한 중재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대 아동에 대한 다학제간 융합 개입 및 효과적인 중재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며 아동복지시설,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학교의 사회복지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등 현장 실무자들이 이런 중재 프로그램을 통해 학대아동에 대한 실질적인 개입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시스템의 정착을 통해 중재의 보급과 체계적인 시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직 국내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중재연구는 미비한 편으로 아동학대에 관한 변인 연구나 학대 행위자에 대해 학대의 예방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중재연구도 중요하지만, 학대경험 아동에 대해 학대피해의 영향을 확인하고 중재방법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학대피해 아동이 건강하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간호계에서도 아동의 중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