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연구방법
2. 연구참여자
3. 자료수집
4. 자료분석
5. 연구자의 준비 및 연구의 엄격성
연구결과
주제모음 1. 임신에 대한 부적응
주제 1. 신체 변화에 대한 충격과 고통
평소에는 안 우울했는데 입덧하고 난 뒤부터 계속 우울 했던 거 같아요. 괜히 임신한 거 같고 나만 힘든 거 같고 거 의 밥을 못 먹었어요. 밤에 화장실 왔다 갔다 하고, 원래도 화장실 자주 가는데 평소보다 더 자주 화장실을 가는 거예 요. 소변이 마렵고 토가 계속 나오고, 약을 먹어도 토를 했거든요.(대상자 3)
그냥 내 몸의 변화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5개월 정도되었을 때부터 배가 튀어나오고 엉덩이가 커지고 바지가 하나도 안 맞잖아요. 집에 있는 옷이 하나도 안 맞고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게 힘들었죠. 진짜 힘들었던 것 같아요.(대상자 6)
주제 2. 준비되지 않은 모성애
제가 사회생활을 사람을 상대로 만나고 하는데 32주에 유즙이 나오는 거예요. 아직 모성도 없는데, 아이가 있어서 젖을 주는 것도 아닌데 나와서 옷이 젖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너무 황당하고 놀라고 해서 일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게 되고 그때 너무 힘들었어요.(대상자 2)
임신 왜 했지? 나만 힘든데 내 몸 밖에 생각이 안 났어요. 아기 생각은 잘 안 나요. 실감이 잘 안 나요. 그냥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하고 임신한 걸 후회하고 잘 때도 이렇게 똑바로 누워 자면 배가 아프고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뒤척이다가 자고 화장실 왔다 갔다 하고 그러니깐 괜히 임신했나?.(대상자 3).
주제모음 2. 불안감으로 가득한 미래
주제 1. 출산과 육아의 중압감
다른 사람들은 친정엄마가 몸조리를 해 주는데 나는 이제 해 줄 사람이 없잖아요. 아무리 도우미 이모들이 온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아빠한테 얘기하기에는 아빠가 걱정도 많으시고 그냥 미안해하시기만 할 거 같고 그러니깐. 시어머니가 출산하고 나면 왔다 갔다 할텐데...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 생각을 진짜 많이 해요. 그건 임신하기 전부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방법은 없죠.(대상자 3)
혹시나 애기가 안 좋은 데가 있으면 어쩌지, 잘못되면 어쩌지. 불안한 게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6개월쯤 됐을 때는 유산하는 꿈도 꾸고 그랬던 적도 있고. 이제 혹시나 애가 잘못될까 봐 걱정 이런 게 굉장히 많았어요.(대상자 7)
미래가 또 불투명하고. 사는 게 좀 넉넉하거나 하면 그러면 다를 수도 있잖아요. 내 여가를 즐기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쇼핑을 하거나 그러면 되는데, 애도 셋이다 보니까 그게 아니고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돈도 더 아껴서 모아야 될 판이고. 그러니까 마음대로 못 쓰고 그런 게 지금은 스트레스죠.(대상자 5)
주제모음 3.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
주제 1. 임신을 향한 주변의 냉대
시할머니께서 성별이(여아로) 확인되었는데도 가족 행사가 있어서 3번 정도 말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니 배는 아들인데, 아들이야 낳아봐야 안다. 아니야, 아들일 거야’ 그렇게 자꾸 말씀하셔서. 제가 막 평소 감정이 그렇게 활발한 건 아닌데 막 거기에 더해져서 그때가 최고조였던 거 같아요.(대상자 4)
여자 계장님들. 윗분들은 뭘 벌써부터 들어가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시고, 몇 개월 있으면 진급하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임신을 했냐는 식으로. 저한테는 일보다 애기가 우선이었는데. 커리어를 더 중요시하시는 여자 계장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약간 이런 식으로, 안 부끄럽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내가 20살도 아니고 미성년자도 아닌데 나이를 이만큼 먹었는데.(대상자 7)
2) 주제 2. 임신 고통에 공감이 부족한 사람들
입덧할 때 막 여기까지 올라와서 참는 게 아니라 그냥 분수처럼 바로 토하거든요. 바로 먹자마자. 근데 신랑은 여기까지 나온 거 그냥 먹으라는 거예요(어이없는 웃음) 자기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미친놈인가? (한숨) 그래서 그냥 참는 척하고 그랬어요. 자기는 모르니깐. 약간 설명해도 참아라, 그거 먹어야 된다, 왜 못 참나 그러니깐. 굳이 신랑한테도 말 하지 않게 되고.(대상자 3)
친한 후배한테도 애기를 했는데 맨날 결론을 내줘. 니가 좀 참아야지. 이 시기만 지나면 좀 괜찮다. 괜찮으니깐 좀 더 즐겨봐라. 남편한테도 얘기해 봐라. 그렇게 얘기를 듣는데 근데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되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얘기를 안 해요. 한두 번 정도 얘기를 했는데 거기에 대한 날 선 답만 오니깐 자꾸 비수가 꽂히더라고요.(대상자 1)
남편하고 엄마, 언니한테는 그런 깊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일상적인 그런 것만 애기했었고 시시콜콜한 그런 나의 이야기는 엄마 정도 까지만 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엄마한테 너무 힘들거나 그런 부분은 또 말은 못했어요. 걱정할까봐. 그냥 혼자 울었던 것 같아요.(대상자 4)
주제모음 4.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
주제 1. 삶의 일부를 상실함
그냥 막연히 시간 가는 게 너무 덧없이 흘러가니깐 그런 게 짜증나고 화가 나고 우울해지고 그런 거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시간이 지나가는 거에 대해서 그게 힘들었어요. 그러니깐 하는 거 없이 빈둥빈둥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다 보니까.(대상자 8)
나 자신이 없다는. 내 자체가 좀 싫었던 거 같아요. 37세 때는 혼자 살다가 학교 일도 하고 제가 학교 다녔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내 전문적인 지식이라든지 교사로서의 프라이드도 굉장히 있었는데 이제 결혼해가지고 애를 키우게 되면 엄마 입장은 엄마들은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전문직을 가지든 안 가지든 사는 건 다 똑같은 거예요. 그니깐 이제 거기에 대한 내가 없다는...(대상자 1)
2) 주제 2. 엄마됨의 고통스러운 책임감
출산 육아도 물론 배워서 하는 게 아니지만 이 살림도 배워서 하는 게 아닌데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해 내려고 하니깐 그리고 왜 또 잘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도 있고. 내 스스로. 태교에 좋다고 손뜨게질도 하고 미싱도 하고 그렇게 배우러 다녔거든요. 근데 정말 그냥 혼자 스스로 모든걸 알아서 다 해서 누구의 도움도 안 받고 요청도 안 하고 혼자서 해결해야 되고 뭔가 나 혼자 모든 걸 해야 한다는게 힘들었어요.(대상자 5)
내 혼자 다해야 하니깐. 남편이 집에 있는 만큼 집안 청소라던지 이런 것들도 제가 다 하니까. 남편도 하지만 남편이 누워 있는 시간이 내가 누워 있을 때 보다 더 많으니깐 내가 푹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깐 그게 좀 힘든 거 같아요. 내가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 되가지고 움직여서 청소도 해야 되고 티끌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음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애도 혼자 봐야 되니깐. 나를 둘로 나눌 수 없잖아요. 큰 애를 봐야 되고, 거기에서 오는 안 되는 것에 대한... 특히 밤에 힘들거든요. 몸이 힘든데 큰 애가 밤에 자주 깨거든요. 그러면 울어요. 어젯밤에도 그렇고.(대상자 1)
주제모음 5. 마음의 통제력 상실
주제 1. 자신을 향한 왜곡된 인식
나보다 밝은 친구를 보면 그런 거는 느껴요. 왜 그 가족이라는 살아온 환경? (눈물) 그런 게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그 친구는 어릴 때부터 화목하게 좀 살았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 눈치도 안 보고 경제 상황이 나보다 안 좋아도 크게 생각 안 하고... 형편이 어려운 건 아닌데 저는 빚도 없거든요. 그런데 또 잘 사는 사람들 보면 나는 그러지 못하니깐 그게 또 기분이 다운이 되고.(대상자 2)
모든 게 다 내 탓 같고 잘못된 게 있으면 내 책임 같고 그런 것도 주위에서 그렇게 얘기 안 하는데 스스로 자꾸 자존감이라 해야 하나 자존감도 자꾸 바닥이 나고 자신감도 자꾸 떨어지고. 안 그러고 싶은데 집에 뭐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금전적으로나 신랑하고 싸우게 되거나 이것도 다 내 탓인 것 같고, 나 때문인 것 같고 나 스스로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기 싫은데 자꾸 그런 것 같아요.(대상자 5)
주제 2. 극단으로 내모는 감정
지금 나타나는 게 정신을 못 잡고 있는 거... 온전치가 못한 것 같은 느낌 내가 지금 중심을 못 잡고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 계속 불안하고 멍하고 집중이 안 돼요 한번 그러기 시작하면... 그래서 이제 주변에 물어보고 카페에서 찾아보고 그러니깐 공황장애 증세 초기라고 하더라구요. 가만있으면 눈물도...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막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대상자 5)
우울할 때 운전을 하면 그런 생각도 들어요. 만약에 내가 사고를 내서 그냥 확 죽어버리면 남편이 어떨까?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되지만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들을 좀 많이 해요. 혹시 첫 애 유치원 데려다주고 집에 혼자 있거나 하면 그냥 내가 사라진다면 또 남편은 언제 알게 될까? 알면 지가 얼마나 그동안 소중한 것들을 잃어봐야 힘들어하겠지 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나요. 그리고 또 창문을 열고 뛰어내릴까? 이런 생각까지 해요. 결국에는 아기가 배 안에 있으니깐 미안해지고 또 눈물이 나고. 내가 왜 이렇게 하고 사나 신세 한탄을 하고 그런 게 반복되는 거 같아요.(대상자 2)
주제모음 6.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주제 1. 부정적 감정 숨기기
그냥 이렇게 뭐 그 사람과 나를 분리해야 한다. 나 스스로 내 살기 위해서 이렇게 내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을 해달라고하기보다 어차피 뭐 해달라고 한다고 해 줄 사람도 아니니깐 그렇게 혼자서 싸움만. 우리 부모님과 함께 그러니까 저는 입장이 남편이 우리 가족이 아니고 우리 엄마 아빠가 우리 가족이에요. 애기 키울 때는 많이 도와주시니까.(대상자 1)
그냥 우는 거 말고는 감정을 해소할 그런 게 없어요. 차라리 한 번 울고 나면 나은 거 같아요. 근데 자주 울었죠. 밤마다. 아니 있거나 없거나 원래 소리 내어서 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숨죽여 우는 스타일이라서 굳이 뭐 티를 내거나 하고 싶지 않았어요.(대상자 3)
주제 2. 새로운 관계 형성
근데 조리원 동기 동생은 그나마 같이 욕해 주고 나도 그 신랑 욕 같이 해주고. 솔직히 욕할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거 얘기를 하면서 푸는 게 좋으니깐 그 동생은 그런 해결책 이런 걸 안 내주고 그냥 들어 주는 거라. 그래서 거기서 오는 고마움 이런 거도 되게 많고...(대상자 1)
네이버 카페나 줌마렐라 카페나 임산부들 모여 있는 방이 있잖아요. 그런데 가서 나는 이 상태인데 다른 사람들 같은 임신 주 수 사람들은 어떤가 보면서 공감대 얻고, 이런 거 보면서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런 걸 느껴요. 거기서는 위로를 받았어요. 그 사람들도 똑같이 힘들고 있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대상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