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임상간호사들이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겪는 정서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탐색하기 위해 Colaizzi [
17]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현재 서울 또는 경기 지역의 종합병원 또는 상급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상간호사들이다. 자발적으로 연구참여에 동의한 한 명의 간호사가 동료 간호사를 소개해주는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과 편의 표본추출을 통해 자료가 포화될 때까지 참여자를 모집하였으며, 총 12명의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COVID-19 전담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제외하고, 임상의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포함되도록 노력하였다. 본 연구가 임상간호사의 정서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최근 1년 이내에 우울, 불안 및 수면장애 등의 정신과적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는 중인간호사는 제외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연령은 23세에서 63세 사이었고, 여성 11명, 남성 1명이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의 근무경력은 1년 3개월에서 27년 5개월이었다. 근무지는 감염관리실, 신경과 병동, 내 ․ 외과 병동, 행정실, 투석실, 간호부, 중환자실, 정신과 병동이 각 1명이었고, 응급실이 4명이었다. COVID-19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응급실 간호사 4명과 중환자실 간호사 1명이었다(
Table 1).
3.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참여자의 윤리적 보호를 위해 연구자가 소속된 S 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하였다(IRB No. SSWUIRB-2020-031). 참여자들에게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목적, 연구방법 및 면담내용의 녹음에 관해 설명하여 참여자의 이해와 서면동의를 받았다. 면담 자료는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면담은 참여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는 것과 면담내용의 녹음과 필사 자료는 연구 종료 후 폐기될 것임을 설명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곧바로 코드화하여 보관하였다.
4. 자료수집
자료수집기간은 2020년 6월부터 2020년 12월까지였고, 참여자와의 개별 면담은 1~2회로 1회 면담은 50분에서 90분이 소요되었다. COVID-19 방역수칙 준수 및 학교의 외부인 방문이 제한되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Zoom Cloud Meetings 또는 전화 인터뷰 진행을 우선으로 고려하였다. 또한 COVID-19 유행 및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방역수칙을 최대한 지키면서 일부 참여자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경우에는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협의하였으며, 연구자의 사무실 또는 참여자의 근무지 근처에 있는 음식점 등 조용하고 참여자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진행하였다. 사전에 전화 통화를 통해 연구주제를 설명하여 참여자가 생각할 시간을 주었으며, 참여자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모든 면담의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받고 녹음을 하였으며, 화상인터뷰 시에는 Zoom의 녹화기능, 전화인터뷰 시에는 스마트폰 음성녹음기능을 사용하였다. 녹음된 내용은 가능한 이른 시간 안에 참여자의 표현 그대로 연구자가 직접 필사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COVID-19 대유행 시에 임상간호사로서 경험한 느낌이나 기분은 어떠한 것이 있습니까?”를 시작으로 임상간호사로서 어떤 정서적 경험을 했는지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면담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마무리 질문을 통해 추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도록 하였다. 구체적인 추가 질문은 “COVID-19 대유행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었다면 무엇이며, 이것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무엇이며, 이것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보람된 경험이 있었다면 무엇이며, 이것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등이었다.
5. 자료분석
본 연구는 현상학적 연구의 자료분석방법 중 Colaizzi [
17]가 제시한 방법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1단계, 녹음 또는 녹화된 내용을 필사한 후, 필사본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참여자들의 진술 느낌을 얻었다. 2단계, 참여자의 경험의 본질을 표현한다고 생각되는 의미 있는 진술이나 반복되는 진술을 찾아 밑줄을 긋고, 유사한 진술 중 대표적인 진술을 취하고 나머지는 생략하여 주요 진술을 도출하였다. 3단계, 추출된 진술들을 연구자의 언어로 재진술하여 의미를 구성하면서 15개의 주제로 분류하였다. 4단계, 주제 간의 유사성과 차이를 비교하면서 7개의 주제모음, 3개의 범주로 구조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동연구자와 주 1회 대면 또는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명명 과정을 상호 확인하며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5단계, 연구 현상의 본질적인 구조에 대한 총체적 기술을 하였다. 6단계,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임상간호사의 정서경험으로 확인된 주제, 주제모음 및 범주의 설명을 통해 현상학적 글쓰기를 하였다. 7단계, 발견된 본질적인 구조의 타당성을 연구참여자 1인과 간호대학 교수 2인에게 확인하였다.
6. 연구의 엄격성과 신뢰성 확보
본 연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 Guba와 Lincoln [
18]이 제시한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중립성(neutrality), 일관성(consistancy) 및 적용성(applicability)에 근거하였다. 사실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참여자의 면담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 또는 녹화하여 자료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였으며, 일부 참여자에게 필사한 면담내용과 분석결과가 자신이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전자우편이나 전화면담을 통해 확인받았다.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대한 개인적 편견과 판단, 선 이해를 배제하여 경험의 본질을 보호하려고 노력하였다.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서 필사의 전 과정을 연구자가 직접 수행하였고, 연구결과를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교수 2인에게 자문받아 수정과정을 거쳤다.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참여자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더는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까지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현상을 최대한 풍부하게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7. 연구자 준비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박사학위 과정 중 질적연구방법론, 간호과학철학 등의 과목을 수강하며 다양한 질적연구방법과 질적연구에 영향을 미친 과학 및 철학 사조에 대해 탐색하였다. 또한 질적연구결과를 학회지에 게재한 경험이 있으며, 질적연구학회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학술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여하여 질적연구자의 자질을 갖추어 나가기 위한 노력과 성찰을 하고 있다.
논 의
본 연구는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임상간호사가 느끼는 정서경험의 본질과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시도되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범주 및 주제모음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범주인 ‘경험하지 못한 신종감염병으로 인한 충격’에서 참여자들은 COVID-19 대유행 초기 감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준비되지 못한 방역체계로 인한 어려움과 매 순간 감염관리지침을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담으로 혼란감을 경험하였다. 이것은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보건소 공무원들이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시도 등의 감염병 대응원칙에서 일관성을 가장 크게 인식한다는 보고[
19]와 유사한 맥락이다. 또한 COVID-19 환자를 직접 돌본 종합병원 간호사들이 부정확한 감염병 대응지침으로 어려움을 경험[
12]하였고, 요양병원 관리직 간호사들도 COVID-19의 초기 대응에서 생소하고 커다란 긴장을 경험[
13]했다는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전문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하며 감염 전담자, 감염운영위원회 등의 실제 활동이 중요하다[
13]. 또한 병원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감염관리 교육 지원은 간호사 개인의 감염예방을 위한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6,
20] 간호사 대상의 정기적인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면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부담감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참여자들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COVID-19 감염과 전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 공포라는 강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였다. 이는 메르스 환자를 간호했던 간호사가 전염성 위험에 대한 불안과 부담감 경험[
7], 높은 외상후 스트레스[
21]를 보고했던 연구결과와 유사하다. 메르스와 COVID-19는 모두 전파력이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므로 비슷한 불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COVID-19 환자를 직접 돌보든 돌보지 않았든 모두 본인이 감염되거나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었다. 국외 선행연구[
16]에서 직접 COVID-19 환자를 돌본 일선 간호사에 비해 일반 간호사와 대중이 느끼는 간접외상지수가 더 높았다는 보고를 통해서도 COVID-19는 모든 임상간호사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COVID-19와 같은 고위험성 감염병 환자를 돌본 임상간호사의 불안이 높은 원인으로 방호복의 부족, 감염 환자에 대한 근접 근무, 장시간 근무 또는 교대근무 등이 보고된 바 있다[
14]. 그러므로 충분한 방역물품의 공급을 위한 대책 마련과 방호복의 착용과 탈의에 대한 교육으로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준다면 임상간호사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휴 간호사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재취업 등을 활용하는 인력수급 체계를 재정비하여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장시간 근무를 줄임으로써 감염에 노출되는 기회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두 번째 범주인 ‘끝이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로 힘겨움’에서 참여자들은 업무가 과도하게 증가함에 따른 피로감과 반복되는 집단감염확산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며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 압도되는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였다. 이것은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는 상태에서 COVID-19의 감염위험에도 불구하고 환자간호, 소독, 청소까지 모든 영역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했고, 늘어난 업무와 장시간 근무로 피로감이 컸다는 점에서 선행연구결과[
10,
12]와 유사하였다. COVID-19 대유행은 메르스에 비해 더 심각한 폭발적인 확산과 장기화로 이어짐에 따라 의료체계가 감당하기에 부담을 느낄만한 수준이었으며[
2], 참여들에게도 부정적 정서로 경험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 참여자들은 외로움과 강요된 희생에 대한 회의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 대상의 연구[
7]에서도 대인관계 회피, 외로움을 경험하며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것은 본 연구에서 감염에 대한 공포로 모두에 대한 불신과 거리감으로 마음이 얼어붙는 것 같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던 점에서는 비슷한 결과였다. 이에 더하여 참여자들은 감염병 대유행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에 비해 보상체계가 미흡하여 간호사의 희생이 강요된다는 회의감을 느꼈고, 특히 COVID-19 환자를 간호했던 참여자들은 환자를 혼자 지킨다는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COVID-19 첫 발생 전후 6개월간, 인터넷 매체의 ‘간호사’ 관련 토픽을 비교한 연구[
22]에서 간호사 관련 게시글의 빈도는 약 15% 증가하였지만, 내용을 분석한 결과 ‘간호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의 문제로 귀결된 것을 보면 외부적인 관심이 증가한 것에 비해 실질적인 처우개선은 뒷받침되지 못하는 실정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임상간호사의 신체 및 정신적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휴게공간과 여가활동의 제공이 필요하며[
15,
23], 근무실적에 합당한 위험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COVID-19 대유행의 힘겨운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것은 요양병원 관리직 간호사들이 COVID-19 확산으로 면회가 금지되자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위축된 입원 환자의 정서적 지지를 고심했던 경험[
13]과도 유사하다. 이를 통해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각자의 근무환경에서 만나는 다양한 환자들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접하면서 연민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OVID-19 대유행은 일반인과 의료인 모두에게 외상사건으로 경험되는데, 특히 간호사는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돌보는 과정에서 감정이입 및 공감반응을 하게 되고, 이는 이차외상과 공감피로로 이어져 소진과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24,
25]. 또한 COVID-19 통제상황 시에 느끼는 이차외상은 감염병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간호사보다 오히려 일반 간호사와 대중이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
15,
16]를 고려한다면, 감염병 대유행 상황은 임상간호사 모두에게 외상의 경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COVID-19 대유행 이후 임상간호사의 공감피로와 소진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또한 자기돌봄 및 회복을 위한 개인적인 관리능력과 사회적 지지 전략 마련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범주인 ‘고난 속에서도 발견하는 희망’에서 참여자들은 COVID-19 대유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점차 환자의 회복과 외부의 긍정적 피드백에서 위로와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선행연구[
7]에서 메르스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들이 메르스 환자 간호에 대한 자부심과 병원의 지지에 힘을 얻었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 감염병 유행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정서적, 감정적 교류를 통한 상사의 지지는 주요한 사회적 자원이므로 직장 내에서 서로 격려해주고 인정해 주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24]. 또한 사회적인 격려, 긍정적 인식 및 보상들이 간호사의 경력유지와 직업의식을 강화할 것이며[
26], 의료진 간에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은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지지와 도움이 될 수 있다[
7]. 따라서 평소 학술연구나 취미활동을 위한 직원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격려하며, 간호사의 노고에 대해 적절한 보상으로 긍정적인 정서경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일상화된 방역수칙에서 느끼는 안도감과 새로운 간호경험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감염병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이것은 요양병원 관리직 간호사가 COVID-19 대응 과정에서 감염관리 교육과 다양한 대처경험으로 감염관리의 생활화가 이루어진 간호현장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결과[
13]와 유사한 맥락이다. 즉, 참여자들은 COVID-19 대유행 초기에 여러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하였지만, 감염병 대유행의 고난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긍정적 경험을 드러냈다. 고난이나 역경 상황에서 유연하게 적응하여 성공적인 적응을 이룰 수 있는 내적 능력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하는데[
27], 간호사의 회복탄력성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변인은 돌봄 제공을 통한 긍정적인 경험으로 보고되었다[
28]. Jin과 Lee [
12]의 연구에서도 COVID-19로 임시 폐쇄된 병원의 간호사들이 근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가중되었지만, 입원 환자에게 전인간호를 제공하면서 라포형성이 잘되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꼈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간호경험으로 얻어진 자신감과 환자를 돌보며 느낀 긍정적 정서경험들은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보호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감염 환자 돌봄 유무, 격리경험 유무, 직위 및 교대근무 등에 따라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으므로[
21], 감염병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리적 지지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는 유례없이 강한 전염력과 치명률을 가진 COVID-19의 대유행이 전 세계 인류를 장기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시기에 임상간호사의 정서경험을 현상학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 ․ 외 선행연구가 COVID-19 감염 환자를 직접 돌본 의료진을 대상으로 수행된데 비해 본 연구는 감염병 대유행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다양한 임상 상황의 간호사들을 포함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본다.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임상간호사는 혼란, 공포, 힘겨움 등의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하였고, 초기의 혼란을 겪은 이후에는 보람과 희망 발견이라는 긍정적 정서경험도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임상간호사의 정서경험 연구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감염병 대유행 이후 간호사의 적절한 처우개선과 정서적 지지전략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자가 다양한 임상간호사를 포함하는 연구라는데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결과 중 ‘강요된 희생으로 느끼는 고립감’의 내용은 COVID-19 환자를 직접 돌본 간호사의 경험이 대부분 포함되었다. 따라서 전체 임상간호사의 정서경험으로 해석하는 데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COVID-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데, 참여자들의 인터뷰 시점은 3차 대유행 시점까지였기에 전체 기간의 정서경험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임상간호사의 감염관리 역량 강화, 감염 예방 및 전파 차단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효과검증 수행을 제언한다. 둘째, COVID-19를 포함한 감염병 상황에서 근무부서 또는 병원별로 나누어 간호사의 경험과 그 의미를 확대 탐색할 것을 제언한다. 셋째, COVID-19를 포함한 감염병 상황에서 임상간호사의 정서적 지지전략과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개발 연구를 제언한다. 넷째, 향후 신종 감염병 관리를 위해 보건의료종사자, 의료기관 및 방역당국 모두의 의견이 반영된 표준화된 방역지침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