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2. 연구대상
3. 자료수집
4. 자료분석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6. 연구자의 민감성 확보
7. 윤리적 고려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상황적 구조기술
범주 1. 고통의 굴레로 찾아온 정신병
1) 평생 지고 가야 할 멍에
나까지 시들어 죽을 것 같아요. 이혼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수도 없이 많은데 이 사람을 버릴 수가 없어서 여태껏 사는 거지. 나 아니면 누가 거두겠나... 사람들이 너무 나한테 맡겨두고 신경을 안 써주니까 내 헌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 그런 생각들 때문에 너무 지치고 가끔은 괴로워서 앓는 거예요.(참여자 3)
내가 살아온 세월 이걸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이 병을 가족 중에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정말 몰라요. 처음 발병을 했을 때는 나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재발이 반복 될 때마다 지치는 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이젠 드니까 허탈하고... 마음이 괴로운 거지...(참여자 5)
2) 몸과 마음이 시달려 고통스러운 굴레가 되어버린 병
남편이 편집성 조현병인데 그게 의심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회사 남자동료랑 저 사이를 의심했어요. 외도했다고. 회사에서 난리를 피웠어요... 심적 압박감, 그런 게 너무 심하니까 맘 편히 지내지를 못해요. 너무 고단하고... 사는 게 아무리 고통이라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나...(참여자 3)
씻지도 않고, 밥도 먹다 안 먹다 하고, 뭘 하려고 하질 않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 봐야 해요. 내 몸이 너무 고단한 거라, 3년 전에 어깨 수술 받고 아직 별로 편치 않은데... 다 큰 사람을 일일이 챙기려 하니 고단한 건 말 할 필요도 없고, 어깨가 너무 아프고...(참여자 2)
3) 불안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고통스런 긴장의 연속
우리 OO가 언제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요. 지난번에 입원했을 때는 간호사를 때렸는데 얼마나 미안하던지 집에서도 긴장이 돼요. 이게 한번 난리를 피우기 시작하면 너무 난폭해지니까 무서운 거예요. 물불을 안 가려요... 병원에서 그러는데요. 그게 지시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증상 때문에 불안하고 괴로우니까 폭력적으로 변하는 거라고... 그런 상황을 겪어내야 하는 가족들의 고통이라는 건 말로 다 할 수 없어요.(참여자 1)
제동 장치가 없어요. 증상이 나타나면 현실 하고 상관이 없으니까... 증상에 따라 움직여 버리니 그게 무서운 거지... 조현병이 그래서 무서운 거예요. 내 입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참 그렇습니다만, 이성적인 판단이 없이 제동장치가 풀리면 그게 무섭고... 주변 사람들 시선도 너무 신경 쓰이고, 마음이 조마조마해요.(참여자 4)
자다가도 불안해요. 맘 편히 자 본 적이 언제인지 몰라. 날 때리던지, 지 몸에 상처를 내던지... 그런 것을 생각하면 무서워.(참여자 5)
범주 2. 위축되고 상처받은 고통스런 돌봄의 시간
1) 가족의 병 때문에 늘 위축되고 비참한 마음
경찰서 가서도 여러 번 데리고 왔어요. 얘가 이상한 짓을 하니까... 어떨 때는 도망 다니고 신고가 들어가는 거지. 갈 때마다 경찰 아저씨들한테 얼마나 죄스럽고 미안하고 민망하던지. 그래서 나중에 데리러 간 경찰서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자 무식쟁이 아줌마처럼 행동했어요. ‘학교 안 나왔다, 글자 쓸 줄 모른다.’ 그러니까 한숨 쉬면서 빨리 가라 하데요. 너무 비참하기도 하고 속이 아프고...(참여자 1)
데리고 어디 갈 때도 괜히 위축돼요. 교회도 데리고 가면 제일 가장자리 뒤쪽으로 앉아 있는데 괜히 성도들이 불편해할까 미안하고 위축되고...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교인들은 없었는데 괜히 나나, 아이가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 서러운 거죠.(참여자 2)
어딜 가서 남의 눈에 띄는 짓은 안 하는지, 이상한 것을 자꾸 하고 그러면 무시당하던지, 배척 당 하던지, 그렇잖아요. 그런 거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참여자 4)
2) 정신병에 시달리고 가로막혀 상처받는 가족의 삶
딸은 시집을 안 가겠다 하네요. 아빠 같은 사람 만날까봐. 아빠를 싫어하지는 않는데 겁이 난데요. 남편감이 괜찮아도 그 집안에 누가 병 걸린 지 어떻게 아냐고... 애가 너무 시달렸어요. 중학교 다닐 때 상처를 많이 받았죠. 친구들 앞에서도 왠지 기가 죽었데요. 집에 친구 데려온 일도 없고...(참여자 3)
저 대학교 1학년 다닐 때 부모님 여행 다녀오다 돌아가시고, 남동생 둘은 제가 돌봐야 했는데... 저는 시집갈 생각을 안 해봤다는 건 거짓말이고, 해보기야 했지만 큰 기대 안 했고, 그러다 완전히 포기... OO이 밑에 동생도 여자 친구는 있는데 장가는 못가겠데요. 누나 혼자 형 감당하라고 두고도 못 가겠고, 결혼할 집안에서 형이 병 있는 거 결국에는 알게 될 텐데 그땐 어쩌냐고...(참여자 5)
3) 불쌍하고 가슴이 미어져 고통스러움
“누나 나는 나쁜 사람이야, 나를 버려. 너무너무 미안해. 내가 죽어서 누나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 그러는데 너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우리 OO이 병 때문에 내가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나는 왜 이런 인생을 살게 되었나?’ 원망하고 동생이 밉기도 하고 그랬던 게 너무 미안한 거예요. 정말이지 너무 짠하고, 가슴이 미어져요.(참여자 5)
걔가 자기 팔을 커터 칼로 찢고 다리미로 지졌어요. 증상 때문에... 진짜 너무 속이 상했어요. ‘저러는 지 마음은 오죽 괴로울까?’ 너무 애처롭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부모로서 더 해줄게 없고(울먹이며) 정말이지 가슴이 미어진다는 게 이런 상황이 아닌가...(참여자 4)
범주 3. 질병으로 깨어진 내 삶
1) 속임과 질책으로 고통받은 인생
2) 내 자신은 사라져 한스러움
나를 좀 이해해 주고... ‘아니 자기 인생을 좀 생각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부모가 사는지 몰라요 몰라... 돌보는 동안 내 인생은 없었어요. 한스러워요. ‘날 위한 시간이 있었을까?’ 생각하고, 일생을 정신병자 보호자로 살았지.(참여자 1)
‘정말이지 한 맺힌 인생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일하다가도 ‘얘가 뭐 하고 있나?’, ‘약은 먹었나?’ 생각해요. 친구들과 만나는 것, 맘 편히 여행가는 것, 애를 데리고 다녀도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자유롭게 다니는 것, 그런 것을 언제 해본 지 몰라요. 늘 마음 언저리는 병, 증상 그런 걸로 곤두서 있어요.(참여자 2)
제가 그래도 간호대를 나왔어요. 교수가 꿈이었는데. 아버지, 어머니 그렇게 되시고 돌보는 게 내 차지가 되어 버리니까 삼교대 하며 병원생활 하는 것은 꿈도 못 꾸고. ‘대학원 그거는 욕심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서러워서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해요. 오늘 아침에도 거울을 보는데 나는 없고 늙은 간병인, 나이보다 확 늙어버린 여자가 보이는 거예요.(참여자 5)
범주 4. 고통 중에 만나진 희망
1) 연민과 사랑으로 고통을 견디고 희망을 가짐
사실 너무 힘들어서 ‘이 고통을 언제 끝내나?’ 그런 생각 많이 하며 살아요.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사회생활하고 그런 것은 기대도 안 하지. 어느 날인가 걔가 그러더라고. “엄마 나 때문에 힘들지? 미안해.” 그러는데 힘들다고 푸념한 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내가 걔를 두고 무슨 생각을 한 건가 싶고. ‘그래 해보자, 너랑 내랑 같이 열심히 관리하고 살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약도 나오고 하겠지.’ 라는 희망도 가져보고...(참여자 2)
그래도 내 자식이니까요. 나 아니면 누가 돌보겠어요. 이 불쌍한 것을... 지난번에 입원을 했다가 하도 퇴원시켜 달래서 데리고 집으로 가는데 “속상하게 해서 죄송하다. 이제 약도 잘 먹고 생활도 잘 하겠다. 노력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그러는데 사랑스럽기도 하고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우리 둘이 이래 노력하다 보면 더 좋은 약도 나오고 하겠지... 그렇게 생각했어요.(참여자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