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양적연구인 설문조사와 질적연구인 초점그룹인터뷰를 이용한 혼합연구이다. 양적연구를 보완하여 대상자의 실질적인 교육요구를 구체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질적연구를 사용했으며, 초점그룹인터뷰는 그룹면담의 맥락에서 참여자들이 안정감을 느끼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개별면담에 비해 단시간에 다량의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연구대상
연구대상은 정신병동간호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정신병동에서 3개월 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간호사이며,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참여에 동의한 자였다. 성별과 나이에 대한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별도의 제외기준이 없었으며, 설문조사와 초점그룹인터뷰의 연구대상의 선정기준은 같았다. 설문조사의 연구대상자 수는 G*Power 3.1.9.2 프로그램으로 산출하였다. ANOVA 분석을 위한 효과 크기 .50, 유의수준 .05, 검정력 .95, 탈락률 30%로 99명을 최종 표본 수로 하였는데, 여기서 탈락률 30%은 정신병동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었으며, 본 연구의 설문조사 참여자는 110명으로 이를 충족하였다. 초점그룹인터뷰의 연구대상자 수는 자료의 포화시점으로 계획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3개 그룹 10명이 참여하였다.
3. 연구도구
1) 정신간호 교육경험 및 교육요구
설문지 제작을 위해 정신과 간호사의 교육요구를 질적분석한 선행연구결과[
12]를 사용하였다. 기존 8개 범주 23개 하위 범주을 내용타당도 검증하였는데, 8개 범주는 의사소통기술, 협력, 현 동향, 맞춤형 간호, 내과적 간호, 기획행정, 프로그램 개발적용, 특수상황대처였고, 23개 하위범주는 환자면담, 동기면담, 비폭력대화, 치료적 관계형성, 다학제 팀워크, 지지적 팀워크, 현재 이슈와 법, 타 기관방문, 정신질환을 가진 아동, 지체장애, 심전도, 산소요법, 비경구영양, 문서작업, EMR, 서비스 개발운영, 금연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원리, 다양한 프로그램, 공격적인 환자관리, 입원거부, 응급간호, 인권침해였다. 검증자는 정신병동 수간호사 2명과 정신병동 근무경력이 7년 이상인 간호사 2명이었고, 그중 3명은 간호학 석사학위 소지자였다. 검증자들은 선행연구결과[
12]의 각 하위범주에 대하여 4점 척도로 교육필요성을 평가하였는데, 구체적으로 1점 ‘전혀 필요하지 않음’, 2점 ‘필요하나 많은 수정이 필요함’, 3점’ 필요하나 약간 수정이 필요함’, 4점 ‘필요하며 수정이 필요없음’으로 측정하였다. CVI (content validity index)≥.80이면 내용타당도가 있다고 평가하므로[
13], 하위범주 2개는 삭제하였는데, 각각 I-CVI (item-level CVI)=.30, .50이었으며, 선행연구결과에서 ‘전자의무기록’과 ‘서비스 기획관리’였다. 하위범주 1개는 I-CVI=1.0이나 평균이 3점으로, 검증자 3명의 의견이 동일하여 ‘정신지체’에서 ‘간호사의 좌절극복’으로 수정하였다. 수정한 하위범주는 기존 범주와 내용이 다르므로 ‘자기관리’ 범주를 새롭게 추가하여 9개 범주 21개 하위범주로 최종 구성하였다.
정신간호 교육경험은 9개 범주로만 Yes/No 질문을 구성하였고, 총 9개 문항이었다. 교육요구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21개 하위범주로 5점 Likert 척도를 구성하였고, 총 21개 문항이었다. 문항별 1점에서 5점으로 총점은 21점에서 105점까지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교육요구가 높음을 의미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KR-20=.80, Cronbach’s ⍺는 .92였으며, 1문항으로 구성된 3개 범주를 제외하고 의사소통기술 .80, 협력 .79, 현 동향 .62, 내과적 간호 .85, 프로그램 개발적용 .87, 특수상황대처 .80이었다.
2) 정신간호근무경험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에 포함된 정신병동 근무경력, 간호직급, 근무병원의 종류를 정신간호근무경험으로 하였다.
4. 자료수집
설문조사의 자료수집기간은 2019년 1월부터 2월로, 회수된 설문지는 온라인 20부, 오프라인 99부로 총 119부였으나 답변이 중복된 자료 9부를 제외한 110부를 최종 분석하였다. 연구자가 참여한 정신간호와 관련된 자격과정의 교육생을 시작으로 온 ․ 오프라인을 병행하여 그들의 소속병원과 지인으로 점차 대상을 확대하여 수행하였고, 서울 1곳, 경기 16곳, 충북 1곳 소재 병원의 정신병동 근무경력이 있는 간호사가 참여하였다.
초점그룹인터뷰의 자료수집기간은 설문조사와 같았고, 지원자 중 정신병동 근무경력이 3개월 이상인 자를 선정하였으며, 다양한 의견도출을 위해 참여자의 경력, 직급, 나이 등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그룹별 골고루 배분하려고 하였다. 인터뷰는 참여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회의실과 조용한 커피숍에서 진행하였고, 그룹별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로 1회 수행하였다. 진행자는 개인 의견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역할을 하였고, 참여자가 답변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먼저 질문하여 생각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기계의 오작동에 대비하여 녹음기와 휴대전화, 이중으로 녹음하였다. 양적연구결과로 정신간호 교육경험 및 교육요구를 확인하여 정신병동간호사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항목을 선정하고, 인터뷰 질문을 구성하였다. 주 질문은 ‘정신병동의 특수상황대처와 관련된 교육요구는 무엇입니까?’였고, 부차적 질문으로 ‘정신병동의 특수상황은 언제입니까?’, ‘정신병동의 특수상황을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정신병동의 특수상황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 경험은 무엇입니까?’, ‘정신병동의 특수상황을 잘 대처하기 위해 어떤 교육(역량)이 필요합니까?’ 등이었다. 연구참여자가 자유롭게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도록 독려하였고, 모호한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내용이 되도록 구체화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인터뷰 종료 전 이해한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추가 질문을 하였다. 설문조사와 초점그룹인터뷰 모두 대상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5. 자료분석
1) 양적자료분석
설문조사 자료는 IBM SPSS/WIN Statistics 25.0으로 분석하였는데,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교육경험은 빈도와 백분율, 교육요구는 평균과 표준편차, 최솟값과 최댓값으로 분석하였으며, 교육경험 및 교육요구의 결과는 ranking으로 순위를 정했다. 가장 필요한 교육항목에 대한 정신간호근무경험에 따른 교육경험 및 교육요구는 x2 또는 Fisher’s exact test와 ANOVA, 사후 검정은 Scheffé test로 분석하였다.
2) 질적자료분석
초점그룹인터뷰 자료는 질적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정신건강간호사 2급인 연구자가 면담, 녹음, 필사 후 연역적 내용분석(deductive content analysis)을 하였는데, 연역적 내용분석이란 기존 이론을 새로운 상황이나 다른 시점에서 검증하는 방법으로[
14], 선행연구결과[
12]에서 특수상황대처와 그 하위범주를 매트릭스로 사용하였다. 필사한 내용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의미 있는 단어, 문장, 단락을 선택하여 매트릭스와 일치하는 자료는 해당 범주에 코딩하고, 그렇지 않은 자료는 의미 단위별 중심내용을 범주로 도출하는 귀납적 내용분석으로 자체의 고유개념을 형성하였다[
14]. 매트릭스를 구성하고 범주를 형성해감으로써 최종적으로 연구주제의 일반적 기술을 만들었다. 본 연구에 대한 진정성(trustworthiness)의 확보를 위해 인터뷰와 초점그룹을 위한 32개 점검항목인 COREQ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를 사용하였는데[
15], 본 연구에서는 중도에 탈락한 인원은 없었으며 필사한 내용과 연구결과에 대하여 의문이 있으면 참여자에게 재확인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일개 대학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IRB no. 1041078-201810-HRSB-203-01). 연구의 시작 전 대상자에게 연구목적과 절차를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는데, 동의서에는 제공한 정보에 대한 비밀보장, 정보의 수집과 이용, 폐기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였으며, 참여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연구에 대한 참여중단이 가능하고 이때 불이익이 없음도 표기하였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모든 연구과정은 대상자의 식별정보를 제외하고 무기명으로 하였으며, 연구의 종료 후 동의서, 설문지, 녹음파일 등은 이중 잠금장치에 보관하였고, 참여자에게 소정의 답례를 하였다.
논 의
본 혼합연구는 정신병동간호사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항목을 선정하고, 그 실질적인 교육요구를 구체적으로 탐색하고자하였고, 연구결과를 토대로 대상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얻고자 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의 정신병동 근무경력은 1년 이하가 가장 적었고, 그다음으로 3년 초과 7년 이하가 적었는데, 저(低) 경력자와 중간경력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또는 추후 임상실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담당할 인력의 수가 적다는 것은 질 높은 간호의 제공을 어렵게 하며, 이런 상황은 감정노동과 업무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생활 수준의 향상과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의 질뿐만 아니라 간호사의 친절함 및 따뜻함이 요구되고 있는데, 간호사가 실망이나 피곤, 짜증,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과도한 감정표현을 절제하고 보다 밝고 우호적이며, 긍정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10]. 간호직은 감정노동 정도가 높으며, 치료적 의사소통으로 환자를 돌보는 정신병동간호사는 그 정도가 더욱 높다고 하겠다. 또한,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정신과 간호사의 소진 경험요인으로 절대 간호사 수는 물론 경력간호사가 부족하여 체계적인 직무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어 역량이 부족한 간호사들이 업무에 투입되고 있는 업무환경이 언급되었는데[
2], 이는 직무에 대한 만족이나 몰입을 감소시키고 결국 소진과 이직으로 연결되고 있다[
7]. 본 연구결과에 적용해보면, 감정노동으로 인한 소진으로 중간경력자의 수가 감소하고 체계적인 직무교육이 제공되지 못하여 저(低) 경력자도 임상능력 저하로 소진을 경험하면서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정신과 간호사의 감정노동과 전문직 삶의 질 관계를 조사한 선행연구에서는 지난 일 년 동안 교육받은 횟수가 ‘전혀 없다’라고 응답한 대상자들의 소진 정도가 5점 만점에 평균 2.83±0.48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10], 정신병원 근무 간호사의 업무환경에 대한 경험을 탐색하는 선행연구에서도 체계적인 직무교육이 불가능한 업무환경이 정신과 간호사의 소진경험요인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는데[
2], 교육의 부재가 정신과 간호사의 소진 정도를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低) 경력자와 중간경력자의 인력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을 제공하여 소진 정도를 감소시킬 필요가 있으며, 중간경력자에게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소진예방 교육, 저(低) 경력자에게는 임상능력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직무교육을 제안한다.
본 연구의 설문조사에서 연구참여자의 교육경험은 특수상황대처가 첫 번째, 의사소통기술이 두 번째, 자기관리가 네 번째, 협력이 여덟 번째로 많았다. 교육은 대상자가 실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환자간호에서의 어려움을 탐색한 선행연구에서 입원정신시설 간호사들은 ‘환자의 예기치 못한 행동’, ‘공격성 및 폭력 증가’, ‘스트레스 및 감정 소진’, ‘분노 및 좌절감’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6]. 본 연구결과의 특수상황대처와 자기관리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이에 관하여 효과적으로 교육경험이 제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선행연구에서 간호사들은 의사소통기술과 협력에 대한 어려움은 경험하지 않았다고 하였지만[
6], 본 연구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경험이 있었다. 효과적이지 못한 의사소통은 환자 불만의 큰 원인이며, 갈등은 의사, 동료간호사, 타 부서 간 간호활동에 필요한 정보교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므로[
5] 의사소통기술과 협력은 정신병동간호사의 핵심역량이며, 임상실무에서의 어려움이 없더라도 교육필요성이 있다.
정신간호 교육경험과 마찬가지로, 설문조사에서 간호사들은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교육요구가 가장 높았다. 선행연구에서 사립정신병원 간호사는 5점 만점에 평균 4.27±0.76점으로 치료적 환경에 대한 교육요구가 가장 높았고[
7], 입원정신시설 간호사는 복수응답이 가능하여 총 582.2%가 누적백분율인 전체의 64.4%로 폭력성, 공격성 및 안정화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에 대한 교육요구가 가장 높았다[
7]. 치료적 환경은 대상자의 갑작스러운 감정변화, 돌발적 자해, 신체적인 응급상황, 공격적인 행위를 포함하므로[
7], 선행연구결과는 특수상황대처를 의미하며, 본 연구결과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정신병원의 경우 입원 환자의 특성상 예기치 못한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과 조증으로 인한 과다행동, 우울증, 착란상태 등과 같은 질병 특성에서 기인한 다양한 문제로 인해[
3]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간호사는 이런 정신과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기술이 없으면 혼란과 어려움을 경험할 수밖에 없으므로[
7]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높은 교육요구는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특수상황대처에 이어, 연구참여자들은 의사소통기술에 대한 교육요구가 두 번째로 높았다. 앞의 선행연구결과에서 입원정신시설 간호사들은 의사소통기술에 대하여 임상실무에서 경험하는 어려움(common challenges faced in psychiatric nursing practice)이 없다고 하였으나 그들의 교육요구(training needs)에는 ‘의사소통과 자기주장기술’이 있었는데[
6], 이는 의사소통기술에 대한 어려움은 없지만, 교육요구가 있음을 의미한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정신과 간호사는 치료적 의사소통으로 환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환자에 대한 관찰과 인터뷰가 주요 간호행위이므로[
5] 원활한 관계형성과 간호 수행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치료적 의사소통기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으며[
7], 입원정신시설 간호사들이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생각한다. 정신과 간호사의 교육요구를 확인하고 그 항목에 대하여 수치나 순위로 중요성을 언급한 2개의 선행연구에서 ‘치료적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은 전체 17개 항목 중 3번째[
7], ‘환자와 가족간호를 위한 의사소통’은 전체 12개 항목 중 3번째로 교육요구가 높았는데[
11], 이는 본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의사소통기술에 대한 교육요구가 높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필요한 교육항목으로 선정한 특수상황대처에 대하여, 본 연구에서는 7년 초과의 경력자가 1년 이하의 경력자보다, 일반간호사가 수간호사보다 교육경험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고(高) 경력일수록 고(高) 직급이라고 여기는데, 특수상황 대처에 대하여 7년 초과의 고(高) 경력자가 교육경험이 많았음에도 고(高) 직급인 수간호사가 일반간호사보다 3배 정도 교육 경험이 적은 연구결과는 의문이 들며, 정신병동에서는 고(高)경력이면 수간호사의 직급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수간호사는 간호단위를 24시간 책임지는 총 관리자로서[
16], 모든 간호인력의 활동을 지시, 조정, 평가하므로 정신병동의 특수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수간호사와 간호책임자의 리더십 및 관리역량을 조사한 선행연구에서 수간호사의 41.5%가 직접적인 환자간호에 전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37.4%는 근무시간의 25% 미만을 할애한다고 하였으므로[
16] 교육경험도 적고 환자간호시간도 적은 수간호사가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역량 향상을 위해서 임상실무를 통한 경험보다는 교육을 활용한 방법이 효과적이다. 선행연구에서 수간호사는 자신의 간호핵심역량과 임상실무 및 기술노하우를 5점 만점에 각각 평균 1.60±0.51점, 1.74±0.67점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으므로[
16]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이론뿐만 아니라 간호술기도 함께 교육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초점그룹인터뷰를 통해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요구로, 4가지 범주가 탐색되었다. 특수상황대처는 타 병동과는 다른 정신병동의 특수상황에 관한 것으로, 인터뷰에서는 환자의 발작이나 호흡곤란, 의식상실 등과 같은 신체적인 응급상황, 자해나 자살시도, 공격성, 입원거부와 같은 정신응급상황뿐만 아니라 정신과에서만 접할 수 있는 정신질환과 중독에 관한 교육요구, 그리고 정신과 간호사에게 중요한 역량인 치료적 관계형성이 그 결과로 탐색되었다. 앞에서 설문조 사항목으로 언급한 특수상황대처는 공격적인 환자관리, 응급간호, 인권침해, 입원거부로, 위의 실질적인 교육요구 중 정신응급상황의 대처에 해당하며, 본 질적연구를 통해 설문조 사항목의 기반인 기존연구[
12]보다 더 많은 개념을 도출했음을 알 수 있다.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요구로, 첫 번째 범주는 정신응급상황의 대처였다. 정신병동간호사는 외부 응급현장이 아닌 병원 내부에서 상황을 대처하므로, 즉 환자와 그 환경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간호사의 역량이 중요하며,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필요성이 있다. 정신응급상황에 대한 교육으로, 2000년부터 호주에서 신체적 응급상황에 사용되는 응급처치모델을 적용하여 개발한 정신응급처치훈련(Mental Health First Aid Training, MHFA)은 우울이나 중독 같은 정신건강문제와 자살이나 자해 같은 정신건강위기를 다루며, 처치대상을 성인, 청소년, 노인 및 문화적 소집단으로 구분하여 교육하는데[
17], 응급상황이라는 위기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정신질환과 구체적으로 분류한 처치대상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본 연구결과의 하위범주는 MHFA의 정신건강위기에 해당하며, MHFA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교육인 점과 달리 본 연구는 간호사라는 의료인이 대상이므로 별도로 정신건강문제를 교육할 필요는 없지만, 정신건강위기를 경험하는 사람을 성인, 청소년, 노인으로 구분하여 추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는 있다.
두 번째 범주는 정신질환의 증상관리로, 환자의 과도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법에 대한 교육요구가 있었다. 정신질환은 타 질환과 구별되는 증상이 있는데, 본 연구결과에서는 곧 죽음을 마주하는 것처럼 두려워하는 공황발작이나 기분이 고양되는 조증, 예민하고 각성된 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증상이 있었다. 정신질환 자체가 아닌 그로 인해 유발된 증상을 다루는 것이므로 앞에서 논의한 MHFA의 정신건강문제와는 다르며, 보통 증상이 만성적이고 환자의 기본성향과 상태에 따라 그 정도와 종류가 다르므로 교육필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정신질환의 증상에 대한 교육으로, 환청 시뮬레이션을 개발한 선행연구에서 15분간 오디오로 환청을 듣고 이후 10분간 동영상으로 환자의 시선으로 그들의 생활을 체험하면서 환청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18]. 환청 시뮬레이션이 환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실무역량을 향상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만,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
18]. 반면에, 본 연구는 간호사가 대상이므로 단순히 환자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간호까지 연결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환각이나 망상과 같이 많이 학습하여 익숙한 증상은 제외하고 임상실무에서 중요성이 높은 증상에 대한 교육을 제안한다. 정신의료기관 및 정신요양시설의 입원 ․ 입소자 중 전체의 55.6%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조현병[
1] 환자는 DSM-5 (Diagnostic and Stati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의하면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중 최소한 하나의 증상이 있어야 진단할 수 있는데, 그중 조현병 환자의 와해된 언어를 개념화한 선행연구에서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결과, 탈선(adjusted OR=6.79,
p<.001)과 언어 내용의 빈곤(adjusted OR=3.00,
p=.001)이 질환을 예측하는 중요한 독립적 요인이었다[
19]. 따라서 본 연구결과인 과도한 감정뿐만 아니라 탈선 및 언어 내용의 빈곤 증상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범주는 치료적 관계형성으로,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신뢰관계를 맺는 법에 대한 교육요구가 있었다. 치료적 관계는 환자와 간호사가 치료를 위해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하는 대인관계로[
20], 지속적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치료적 관계형성의 장애요인으로는 병동의 분위기가 긴장되거나 위협적이며 안전하지 않다는 환자의 느낌, 신체적인 공격에 대한 두려움 및 다치거나 해를 입는 것에 대한 우려와 같은 간호사의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의료진을 어렵게 느끼는 환자의 인식이 있는데[
20],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추가로 업무량이 많아 환자에 대한 직접 간호시간이 부족한 근무환경과 간호사의 역량미비도 그 요인이 될 수 있다[
2].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비기술적인 역량인 의사소통기술을 향상해야 하는데, 시뮬레이션은 의도적으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므로[
21] 학습자에게 장애요인을 배제한 교육경험을 제공하여 임상 실무와의 비교를 통해 그 영향을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학습자의 교육경험을 나선화하고 비계화하여[
21] 사람들 간의 복잡한 의사소통을 연습하는 데 효과적이므로 교육방법으로 제안한다. 하지만, 정신과 간호사는 치료적 의사소통을 주로 사용하므로[
5] 효과적인 간호와는 별개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상황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점과 장애요인으로 과다한 업무량이 언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2] 임상술기능력에는 가장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지식과 자기효능감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활용한 자가학습을 차선으로 제안한다[
22].
마지막 범주는 중독 환자의 간호로, 알코올 관련 장애의 재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법과 도박게임중독의 중요성 인식에 대한 교육요구가 있었다. 물질중독장애는 간호사가 언급한 환자의 가장 빈번한 정신건강문제이고[
6], 알코올 관련 장애는 정신의료기관 및 정신요양시설의 입원 ․ 입소자 중 전체의 19.6%로 조현병 다음으로 가장 많으므로[
1] 중독문제는 중요성과 교육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결과에서 도박게임중독에 관한 간호사들의 중요성 인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임상실무에서 알코올과 도박게임을 모두 포함한 물질중독장애를 빈번하게 접하면서도[
6]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교육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재발과 관련하여 그 취약성을 감소시키는 중재에는 긍정적 재해석, 행동분리, 구속 등이 있는데[
22],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자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며, 간호사는 비 판단적인 태도로 경청하여 환자의 욕구, 감정, 생각 등을 이해하고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치료적 의사소통을 제공해야한다[
5]. 또한, 중독은 광범위한 의학적, 심리적, 사회적, 개인적, 환경적 문제를 일으키고 점진적이면서 치명적인 경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22], 질환 자체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재발의 단서가 되는 상황과 대처에 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환자를 일정기간 입원시키는 정신병동을 중심으로 하여 정신병원이나 시설보다 배경을 구체화하였고, 정신간호 교육요구와 교육경험을 함께 확인하여 주관적인 자료와 객관적인 자료 모두를 반영하고자 하였으며, 양적연구결과로 선정한 특수상황대처에 대하여 실질적인 교육내용을 구체적으로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한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 지역의 정신병동 근무경력이 3개월 이상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전체 간호사의 의견과 지식 정도를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연구도구의 검증자 구성에서 교수나 박사학위 소지자가 포함되지 않아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를 반영한 추후연구를 제안한다. 둘째, 정신병동 근무경력이 1년 이하인 저(低) 경력자를 대상으로 임상능력 향상을 위한 직무교육, 3년 초과 7년 이하인 중간경력자를 대상으로 감정노동으로 인한 소진예방 교육, 수간호사를 대상으로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이론 및 술기 교육을 제안한다. 셋째, 가장 필요한 교육항목인 특수상황대처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요구의 하위범주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연구를 제안한다.